밥상공동체, 폭염 취약계층에 주거개선·키트 제공 나서

입력 2025-07-13 15:00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의 한 자원봉사자가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어르신 댁을 직접 방문해 폭염 대비 재난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재단 제공

전국 최초 ’기후위기 취약계층 전담기관’을 내세운 밥상공동체복지재단(대표 허기복 목사)이 무더위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재단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서 기후재난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활동과 맞춤형 재난키트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재단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사전 선정된 노후 주택의 지붕 보수, 도배·장판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장마철 폭우와 누수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특히 곰팡이와 해충 문제를 해결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다른 한편에서는 폭염에 특히 취약한 어르신 150가구를 대상으로 맞춤 재난키트 전달이 이뤄졌다. 키트를 전달받은 최종선(85) 어르신은 “집이 높아 쉼터까지 내려갈 엄두도 못 냈는데,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 물이며 삼계탕이며 챙겨주더니 올해는 더 좋은 걸 준다”며 “더위에 지붕까지 고쳐주니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고 봉사자들의 손을 잡았다. 키트에는 쿨링 스프레이, 냉감 이불, 양산, 이온음료 분말 등 혹서기를 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물품들이 담겼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이 재난키트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전달한 '폭염 대비 안내문'

이번 활동은 재단이 지난 27년간 '연탄은행'을 통해 에너지 빈곤층을 지원해 온 경험을 토대로, 지원 범위를 기후변화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기후위기 취약계층’ 전반으로 확장하는 첫걸음이다. 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재원을 확보한 본 사업을 통해 재단은 이번 사업을 통해 25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150가구에 재난키트를 전달했다. 또한 서울 50가구와 원주 150가구에는 IoT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허기복 목사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웃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며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주거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재난 대비 역량을 강화해 이분들이 자립적으로 위기에 대처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의 한 직원이 지난 11일 폭염 속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어르신 댁에 전달할 재난키트를 어깨에 이고 나르고 있다.

재단은 이번 여름철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다가올 겨울에는 한파에 대비한 난방 에너지 및 난방용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기후변화 위기에 놓인 이웃들을 위한 직간접적 지원을 지속해서 시행하며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