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서울에서 73건의 지반침하(싱크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에 한 번꼴로 지반침하가 발생했던 셈이다.
13일 서울시 재난·안전 포털 서울안전누리를 보면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서울에서 총 73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지하 공동의 크기가 0.8㎡ 이상이면서 깊이가 0.8m 이상이거나 지반침하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원인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의 36%인 26건이 강남·서초·송파구에서 발생했다. 강남구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가 10건, 서초구는 3건이었다. 강남구의 경우 고층 빌딩, 지하철 공사, 재개발 등 대규모 굴착 작업이 많아 지반이 취약한 데다 한강과 가까워 지반침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24일 지름 20m, 깊이 20m 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던 강동구의 경우 상반기에 총 4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해당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명일동에서만 3건이 나왔다. 나머지 1건은 성내동이었다.
명일동 대형 싱크홀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원인을 조사 중이다. 나머지는 지하 매설물 주변 다짐 불량과 하수 맨홀 구체 노후화로 인한 토사 유실(명일동), 송수관로 공기 밸브 연결관 용접부 누수로 인한 토사 유실(성내동)이 원인이었다.
월별로 보면 서울에 기습폭우가 내려 주요 하천과 도로 통행이 통제됐던 5월에 무려 44건이 집중됐다. 1월 3건, 3월 4건, 4월 12건, 6월 10건이었다. 2월은 지반침하가 발생하지 않았다.
원인별로 보면 하수관로 파손으로 인한 지반침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 전체 하수관로 1만866㎞가운데 55.5%인 6029㎞가 30년 이상 된 노후관인 점을 감안하면 하수관 파손으로 인한 지반침하 사례는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매년 4000억원을 투입해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