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한반도 선조들 삶의 흔적이 담겨있는 울산 ‘반구천 암각화’가 12일 오전(현지시각) 한국의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됐다.
울산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고 13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으로, 명승으로 지정된 반구천 일대 약 3㎞ 구간이 해당한다.
이번 등재는 한국이 보유한 17번째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이며 국가유산청이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신청 잠정 목록에 올린 지 15년 만이다.
그동안 울산에서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보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국보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12월 당시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다.
1965년 암각화를 끼고 흐르는 대곡천 하류 지점에 사연댐이 들어선 뒤 큰비가 올 때마다 불어난 하천물에 잠겼다가 다시 물 밖으로 노출되기를 반복했다. 거의 60년째 이어지는 침수로 문화유산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울산시는 암각화를 지키기 위해 차수벽 설치부터 생태 제방 구축 등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검토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오히려 암각화 주변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무산됐다.
이에 환경부는 사연댐에 15m 폭의 수문 3개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마련했다. 수문을 통해 물을 빼내는 방식으로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수문 설치는 2030년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반구천의 암각화 보존·관리 수준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이를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반구천 일원 문화유산과 경관 명소를 연결하는 역사문화 탐방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완료를 목표로 하는 이 사업에는 175억원이 투입된다.
또 시는 올해 5월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에 대한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의 자랑이자 한반도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귀중한 유산”이라며 “이제 울산은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답게 유산을 잘 보존하고 가치를 널리 알리면서, 울산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고 문화관광 기반도 제대로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