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무렵 멸종한 대형 조류인 자이언트 모아(giant moa)를 되살리려는 프로젝트가 개시됐다고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연출한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도 2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다만 멸종한 생물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멸종에서 복원시키려는 동물 목록에 자이언트 모아새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모아새 외에도 매머드와 도도새, 다이어울프 등의 멸종 동물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자이언트 모아는 과거 뉴질랜드에 살았던 거대한 새로, 큰 개체는 키가 3.6m에 달했다.
튼튼한 다리와 긴 목을 가졌으며 날지 못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이언트 모아는 나뭇잎과 잔가지, 과일을 주로 먹으며 뉴질랜드 내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했다.
하지만 뉴질랜드로 이주한 마오리족 남획 등으로 15세기경에 멸종했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자이언트 모아와 가장 가까운 조류인 에뮤와 티나무 DNA를 편집해 모아새를 유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5~10년 이내에 자이언트 모아를 되살리는 게 목표다. 유전자가 변형된 새들은 알에서 부화한 후 외부와 단절된 ‘재야생화 장소’에 방사될 것이라고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약 1500만 달러(약 206억원)를 지원했다.
잭슨 감독은 “몇 년 안에 우리가 다시 모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그 어떤 영화보다 즐거움과 만족을 준다”고 말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선 자이언트 모아를 과연 복원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빈센트 린치 미국 버펄로대학교 진화생물학 교수는 “멸종된 생물을 복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엄밀히 말하자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마도 그들이 말하는 대로 에뮤가 모아와 같은 특징을 갖도록 유전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있겠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모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식 유전자를 가진 에뮤가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