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를 비롯해 인천과 서울 등지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폭염 속에서 노동을 하다 온열질환으로 연이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는 “추가 인력 투입 없는 주7일 배송은 택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길”이라며 즉각적인 인력 충원과 분류작업 개선, 사업자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포천시를 비롯해 인천, 서울 등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3명이 폭염 속에서 분류작업과 택배 노동 후 차량이나 집에서 휴식 중 사망했다.
한국노총은 이 같은 비극의 원인으로 CJ대한통운 등 일부 택배사들이 주7일 배송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추가 인력을 배치하지 않고, 택배기사들을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2021년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기사의 분류작업을 전담 인력에 맡기고, 분류작업에서 기사들을 배제하기로 약속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분류인력 구인과 비용 부담이 집배점에 전가되고 있다”면서 “분류노동자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집배점이 많아, 택배기사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분류작업 시간에 따라 지급되는 수수료도 충분하지 않아 노동 강도가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쿠팡 등 일부 업체는 주7일 배송을 시행하면서도 충분한 인력 충원과 백업 시스템을 통해 노동자들의 근무일을 주 5~6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쿠팡로지스틱스의 경우 대리점 계약시 백업 기사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고, 택배노동자 휴가 시 직영 인력을 대체근무로 지원해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수천명의 분류 전담인원을 직고용해 택배기사들의 분류업무 부담을 줄이고 있다.
한국노총은 “택배사업자의 의지만 있다면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지 않고도 주7일 배송이 가능하다”며 “택배노동자의 분류작업의 완전배제, 추가인력 투입없는 주7일 배송 즉각중단 등 폭염 및 과로로 인한 인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택배사업자의 책임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포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