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끝난 뒤 극장 일반 상영관보다 특수상영관을 찾는 관객들이 늘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활성화와 영화 티켓값 인상 등의 요인으로 극장 전체 관객수는 줄었지만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CGV는 지난 주말 4DX 좌석 판매율이 엔데믹(세계보건기구 기준 2023년 5월) 이후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주말 영화 ‘F1 더 무비’와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4DX 좌석 판매율은 각각 87%, 77%를 기록했다. 엔데믹 이전 최고치를 기록한 영화는 ‘아바타: 물의 길’(2022)이다. 당시 주말 4DX 좌석 판매율이 95%를 찍었다.
4DX는 장면에 따라 좌석이 움직이고 바람, 물, 향기 등 다양한 감각 효과가 더해지는 오감체험형 상영관이다. 두 작품을 4DX로 관람할 경우 실제 포뮬러 원(F1) 서킷을 달리는 듯한 속도감, 공룡의 움직임을 전신으로 느끼는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OTT와 감상 환경을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관 및 특수상영관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별관은 리클라이너관 등 편의성을 강조한 상영관을, 특수상영관은 4DX·아이맥스·돌비 시네마 등 기술특별관을 말한다.
4DX 흥행은 일반관 예매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흐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팬데믹 이후 전국 극장 수와 스크린 수는 줄었지만 특별관과 특수상영관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2020년 382개에 불과하던 특별관은 2024년 1152개로 늘었다. 특수상영관 역시 같은 기간 126개에서 133개로 증가했다. 특수상영 매출은 2019년 872억원에서 2022년 1264억원으로 늘었다.
CGV 관계자는 “이번 4DX 좌석 판매율은 여름철을 맞아 일종의 피서 개념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 작품을 4DX로 선보여 영화관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