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밀경호국(USSS)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피격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으로 직원 6명을 정직 처분했다. 사건 발생 약 1년 만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은 매트 퀸 비밀경호국 부국장을 인용해 징계를 받은 직원들이 연방 기준에 따라 10∼42일의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복귀 이후에도 제한된 임무나 작전상 책임이 덜한 역할에 배치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세 중이던 지난해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야외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되는 부상을 입었다. 총격범 토머스 크룩스는 현장에서 비밀경호국 저격수에 의해 사살됐다. 그러나 크룩스가 인근 건물 지붕에 잠입해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저지하지 못한 경호국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달 뒤인 9월 15일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도 트럼프를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가 발생하면서 비밀경호국의 경호 실패론은 더욱 거세졌다. 킴벌리 치틀 당시 비밀경호국장은 사건 이후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미 의회는 초당적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18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경호 실패는 단순히 행사 당일의 문제가 아니라 비밀경호국 내부 의 리더십과 훈련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며 “경험이 부족한 직원에게 중대한 임무를 맡긴 점, 현지 경찰과의 협조 부족도 경호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비밀경호국은 사건 이후 군용 드론과 이동식 지휘소 등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지역 경찰과의 실시간 무전 통신 체계를 구축하는 등 대응 체계를 전면 개선했다고 밝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