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기도 전 예방부터, “교인 건강 관리도 사역이다”

입력 2025-07-10 16:24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교회 밖보다 노인 비중이 높은 한국교회 안에선 시니어 건강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가 최근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돌봄 문제’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교인 10명 중 8명(80%)은 교회에서 받고 싶은 노년기 교육으로 ‘노년기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매 예방과 관리’(66%) ‘노년기 건강 식생활’(61%) ‘우울증 예방과 극복’(55%) 등 구체적인 건강 관리법에 대한 교육 수요도 높게 나타났다. ‘여가 설계’(47%) ‘대인관계 및 의사소통 기술’(38%) ‘가족 관계’(34%)는 건강 교육과 견줘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설문엔 65세 이상 기독교인 남녀 1500명이 참여했다.

이번 목데연 리포트에선 노인 돌봄에 대한 시급성도 확인됐다. 노인 돌봄은 교회 사회봉사 영역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역으로 평가됐는데, 교인과 목회자 각각 71%, 82%가 이에 공감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김진양 목데연 부대표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령교인들의 목회자 의존도가 높은 편인 걸 고려할 때, 교역자들의 지속적 관심과 교류가 노인들의 건강한 생활과 외로움 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교회 내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인과 지역 내 비신자 어르신들을 아우르는 돌봄을 실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에게 교회가 의료 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순둘 이화여대(사회복지학) 교수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건강 정보에 취약한 고령교인에게 목회자들이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의료 교육을 안내하거나 복지관 연계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농어촌 지역에선 교회가 의료 복지 연계의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중대형교회의 주기적인 농어촌 지역 의료선교도 의료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손의성 배재대(기독교사회복지학) 교수는 교회가 노인들의 신체적·영적 건강을 전인적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교회가 주 1~2회 도시락을 전하는 일도 기력이 약한 홀몸노인들의 건강을 살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건강상의 이유로 교회에 오지 못하는 시니어 가정에 주기적으로 심방을 가는 등 영적 돌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