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일이 되면 북한을 위해 무언가 하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지금도 북한 안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전 세계 17개국 선교사들이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로 북한 복음화를 미뤄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음달 15일 열리는 ‘통일선교 연합 컨퍼런스’를 앞두고 준비위원장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통일 선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날 경기 고양 일산광림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광복 70주년이었던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7개 기독교 통일선교 연합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컨퍼런스의 의미와 비전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최근 북한 사역을 하는 분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미 북한 땅에서 놀랍게 역사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듣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아프리카 출신 선교사까지 북한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있다”며 “이는 통일이 되면 시작할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지금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사역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역할은 북한과의 정서적 통일을 이루는 데 핵심적”이라며 “비판과 판단이 아닌, 오직 교회만이 말할 수 있는 연합과 사랑의 정신으로 남북이 하나 되는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4개에서 7개로…10년 만에 확장된 ‘연합의 힘’
이번 컨퍼런스는 10년 전 4개 단체가 연합했던 것에서 나아가 기독교통일포럼,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주빌리통일구국기도회,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 미래목회포럼 등 총 7개 단체가 참여하며 외연을 넓혔다.주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오성훈 목사는 “10년 전 연합의 필요성을 외쳤을 때만 해도 교단 간의 연합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며 “실질적으로 교단들이 연합하는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한통협)가 창립되고, 여러 단체가 상호보완적인 시너지를 내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큰 열매”라고 평가했다.
‘통일선교연합사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오는 8월 1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개최된다. 컨퍼런스는 지난 통일선교의 역사를 성찰하고, 급변하는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실제적인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발제자로 나서는 기독교통일포럼 상임대표 김병로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는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회과학적인 분석 위에 새로운 통일 구상이 필요하다”며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을 넘어 융합적인 형태로 통일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래 분과 발제를 맡은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는 “북한 선교의 열매를 땅의 변화가 아닌 사람으로 본다면, 이미 우리는 3만 탈북민 중 1만명의 크리스천이라는 놀라운 열매를 얻었다”며 “이제는 북한 땅에 직접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선교의 분명한 목표로 삼고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광복 80주년은 분열과 대립을 넘어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이번 컨퍼런스가 피 흘림 없는 복음 통일의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도록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고양=글·사진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