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미국흰불나방 발생 예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한다고 10일 밝혔다.
북미 원산의 침입종인 미국흰불나방은 1958년 국내에 유입된 이후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했다. 유충은 연간 2~3회 나타나며 도심 가로수·조경수의 잎을 갉아 먹는다. 대량 발생 시 생활에 불편을 야기하고 도시 경관을 훼손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 32개 고정 조사구의 활엽수 1600그루에서 수집한 미국흰불나방의 1세대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세대 유충 피해가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곤충의 세대는 알부터 유충, 번데기 단계를 거쳐 성충이 된 후 다시 알을 낳기까지의 한 생애 주기를 의미한다.
올해 산림과학원 고정 조사구에서 관찰된 1세대 유충 피해율은 15.8%, 2세대 유충 피해율은 26.9%로 예측됐다. 2세대 피해율 예측치는 2000년대의 8.9%, 2010년대의 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흰불나방 피해가 느는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세대 수 증가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봄·가을철 기온 상승으로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3세대 발생 가능성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인 8월과 가을인 10월 유충 피해를 줄이려면 2세대 유충 발생 초기인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집중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
김민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연구사는 “세대가 거듭될수록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조기 예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