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전초전… LS, 해저케이블 연이은 수주

입력 2025-07-10 09:35 수정 2025-07-10 18:46

전선업계 1위인 LS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서남해안 일대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시공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수주 행진이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이자 총사업비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 수주를 앞둔 전초전 성격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9일 전남 신안에 있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시공 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신안 우이도 인근 해역에서 390메가와트(MW) 규모로 추진되는데 올해부터 착공해 2027년 해저케이블 시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각각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해역에서 추진되는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공급을 맡고 LS마린솔루션이 풍력단지와 육지 사이 해저케이블 포설(시공)을 맡는 형식이다. 지난달에는 LS전선이 총 1기가와트(GW)급 규모로 국내 해상풍력 개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는 등 두 달 새 LS 계열사들이 무려 3건의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낸 것이다.

LS 측은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측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사업 수주 배경으로 꼽는다. 특히 해저케이블의 생산과 포설을 계열사들이 패키지로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솔루션’을 그룹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제주에서 전남으로 이어지는 HVDC(고전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은 국내 업체 중 LS만 갖고 있다.

LS 측은 이런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030년 구축을 목표로 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의 해상풍력,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해저케이블을 통해 수도권의 산업단지로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사업비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S전선 관계자는 10일 “정부의 세부적 사업 계획이 정해지는 대로 그에 맞춰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선업계 2위인 대한전선 역시 충남 당진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HVDC 케이블 생산 공장을 짓고 있어 사업 윤곽이 나오면 사활을 건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