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재진엔 ‘묵묵부답’…법원 앞은 ‘윤어게인’ ‘감방 어게인’ 찬반집회

입력 2025-07-10 02:32

윤석열 전 대통령은 9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굳게 입을 닫았다. 영장 심사가 진행된 서울중앙지방법원 주변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며 종일 소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1분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법원 청사에 들어섰다. ‘석방 4개월 만에 다시 구속기로에 놓였는데 심경이 어떤지’ ‘특검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9시7분쯤 심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올 때도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를 내렸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어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그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낮 12시부터 법원 정문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1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참가자들은 ‘윤 어게인’ 구호를 표시한 수건과 ‘이재명 재판하라’ 문구를 담은 피켓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앰프에서 나오는 고성과 집회 참가자들의 함성은 150m가량 떨어진 법원 청사 안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구속 찬성과 반대 측 인원 각각 10여명이 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 질서유지선을 사이에 두고 설치된 양측 텐트에서는 ‘감방 어게인’ ‘빨갱이를 척결하라’ 등의 구호와 욕설이 오갔다. 법원 동문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입구 앞에는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구호를 외치거나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모습이 보였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청사 인근에 총 2700명의 인원을 투입했다. 찬반 지지자 간 충돌에 대비해 중앙차선에 대형버스를 줄줄이 배치하기도 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청사 서관 측 보안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법원 관계자 외에는 동문만을 이용하도록 했으며 법원 안전요원 10여명이 소지품 검사를 한 뒤 법원에 들어오도록 했다. 법원은 청사 출입문 역시 동관 쪽 입구만 개방했다. 서관으로 이어지는 인도는 바리케이드로 차단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