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40년 가까이 이어 온 산업설비 전문기업 정엔지니어링(대표 정경훈)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87년 개인기업으로 출발한 정엔지니어링은 2004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전기계장 자재 공급 업체에서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기계장이란 전기 및 계측 제어 분야를 모두 담당하는 직무다. 정엔지니어링은 전기 설비의 전반적인 관리와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동시에 공장 자동화 시스템 및 계측 장비를 관리하고 제어한다.
여수 석유화학단지 40년 노하우 기반
연매출 314억원(최근 3년 평균) 규모로 중견기업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정엔지니어링은 럭키화학(현 LG화학)에 근무하던 정 대표의 아버지가 1987년 창립했다. 당시 전기계장 자재 공급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2005년 정 대표 입사 이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 가도에 나섰다.
단순 자재 공급에서 벗어나 공장 설비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PLC 패널’ 제작, 밸브 수리 등 서비스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자재만 공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공사업과 제조 서비스가 함께 가야 한다고 판단했죠.” 지난 8일 전남 여수에 있는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 얘기다.
당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의견 충돌도 없진 않았다. “공장 하나 만드는 데 20억~30억원이 들어가니까 아버님이 반대하실만 했죠. 하지만 (계속 반대하시면) ‘그럼 나 안 할랍니다’라고 밀어붙였죠.”
현재 정엔지니어링은 여수 본사와 별도 공장, 충남 서산 사업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수 산단 내 3300㎡(약 1000평) 부지에 300평 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서산에는 2000평 부지에 400평 규모의 2층짜리 공장을 건설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초창기 매출 70억원에서 최고 370억원 규모로까지 끌어올린 정 대표는 ‘회사는 나다’ ‘내가 회사다’라는 사훈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정엔지니어링은 인공지능(AI)로 대표되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사업 강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PLC와 DCS(분산제어 시스템) 등의 기술을 통해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300억…활발한 사회공헌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
임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으로 ‘젊은 기업’인 정엔지니어링은 독일과 일본, 싱가포르 등 다국적 기업에 교육 목적으로 직원을 파견하며 글로벌 진출에 힘쓰고 있다. 또한 여수경찰서 등 지역 관공서와 함께 음주운전 및 성폭력 근절 캠페인을 16년째 지속하며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10년째 여수세무서 세정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전기계장 분야의 중견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지방의 중소기업이지만 직원들의 해외교육을 비롯해 글로벌화하는 노력을 통해 특수성과 변별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