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교회 회복, 복음 중심 연합으로” 한교총·KWMA, ‘7원칙’ 선언

입력 2025-07-09 14:37 수정 2025-07-09 17:31
신석현 포토그래퍼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성경적 원칙을 세우고 교단 간 연합된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 소속된 주요 교단의 총회장 등 리더십들은 9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초청 한교총 상임회장단 간담회’에서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을 공유하고 이를 선언적으로 수용하는 논의의 장을 열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한교총 대표회장이자 대한예수교장로교(예장) 합동 총회장인 김종혁 목사를 비롯해 김영걸 예장통합 총회장, KWMA 법인이사장 주승중 목사 등을 포함한 주요 교단장과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통일을 앞둔 시대적 과제를 공유하며 교단 간 연합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논의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을 제언하며 “우리는 하나님의 때를 예측할 수 없지만 준비는 지금 해야 한다”며 “통일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 한국교회가 분열이 아닌 연합으로 반응하려면 지금부터 공감된 원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 신석현 포토그래퍼

‘북한교회 회복 7원칙’은 지하교회를 회복의 주체로 세우고 남한교회는 조력자의 자세로 섬기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단 중심이 아닌 해방 전 교회 역사와 분포를 기준으로 회복 전략을 수립하고 교단 간 연합된 선교 모델을 지향한다. 이 과정은 민족 동질성 회복과 세계선교 확장으로 이어져야 하며 복음의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 회복이 핵심이다.

강 사무총장은 “이제 교단이 중심이 되어 교회의 이름이 아닌 복음의 이름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한통협) 김찬곤 회장은 “이번 7원칙은 단지 오늘 발표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지난 수십 년간 선배 목회자들과 통일 전문가들이 품어온 기도와 고민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제21대 감독회장을 지낸 김선도(1930~2022) 감독 시절부터 통일 전략이 논의됐지만 이후 교단 분열로 인해 통합된 목소리를 잃었다. 이제는 서로 다른 관점을 하나의 로드맵으로 엮을 때”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한통협은 그 사역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주요 교단에서 모두 총회 차원에서의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 일은 세계선교와 다르다. 통일 문제는 통일 전문가들이 감당해야 할 영역이며 한교총이 중심이 되어 교단장들이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KWMA 법인이사장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KWMA 법인이사장 주승중 주안교회 목사는 “하나님이 반드시 통일의 때를 허락하실 것이며 그날을 위해 지금 우리는 철저히 계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교회 회복은 단순한 물리적 재건이 아니라 남과 북이 하나 되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일이며 이 7원칙은 그 여정을 시작하는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감 선교국 황병배 총무는 “7원칙은 매우 균형 잡힌 문서로 감성보다 현실에 기반을 둔 지침”이라며 “이제는 교단별 위원회를 구성해 실제적 실행 구조를 마련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감리교 역시 총회 차원에서 한통협과 협력하는 안건을 상정해 놓고 있으며 이 논의가 곧 구조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는 “오늘 발표된 7원칙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실천 의지를 담은 내용”이라며 “북한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담는 길에 이제 우리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각 교단에서 실행안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으며 7원칙에 대한 공동 수용을 선언적으로 채택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