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으로 시작한 연탄교회, 10년째 ‘나눔의 약속’ 이어가

입력 2025-07-09 14:00 수정 2025-07-09 14:17
연탄교회 성도들이 9일 서울 노원구 서울연탄은행에서 열린 10주년 기념예배에서 케이크 커팅식 후 하트를 그리며 연탄교회의 1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연탄교회 제공

서울연탄은행 연탄교회(허기복 목사)가 설립 10주년을 맞은 9일, 10년의 사랑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또 다른 나눔을 실천했다. 100여명의 성도들이 함께한 10주년 기념예배에서 십시일반 모은 헌금을 이웃 교회에 전달하며 나눔의 정신을 되새겼다.

허기복 목사는 이날 서울 노원구 서울연탄은행에서 열린 10주년 기념예배 설교에서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그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에서 시작해 재개발로 터전을 옮겨야 했고, 코로나 사태를 겪는 등 숱한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이 지켜주셨기에 오늘이 있다”며 “이제는 동자동, 보훈가족 등 더 많은 이웃과 한 가족이 돼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후원금을 전달받은 나눔의교회 허민광 전도사가 9일 서울 노원구 서울연탄은행에서 식사 시간에 직접 어르신의 식판에 밥을 퍼주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연탄교회 제공

이날 연탄교회는 모금한 헌금 200만 원을 ‘나눔의교회’에 전달했다. 후원금을 받은 나눔의교회 허민광 전도사는 “연탄교회의 귀한 나눔을 잘 이어가겠다”고 화답했고, 이후 식사 시간에 직접 어르신들에게 배식을 하면서 섬겼다.

올해의 나눔은 10년간 이어진 연탄교회 전통의 연장선이다. 연탄교회는 2015년, 모태인 서울연탄은행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좋은 교회’로 선정되며 받은 상금 300만원을 종잣돈으로 세워졌다. 이후 도움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년 다른 공동체를 섬겨왔다. 그동안 태국 밥상공동체를 후원했고, 키르기스스탄 교회 건축헌금을 지원하는 등 10년간 2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나눠왔다.

허기복 목사(오른쪽)와 나눔의교회 허민광 전도사가 200만 원 후원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연탄교회 제공

허 목사는 이러한 나눔의 정신을 에티오피아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6.25 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밥상공동체’를 세운 사역을 소개하며 “우리가 받은 사랑의 빚을 갚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지상군을 파병해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며 대한민국을 도왔던 나라다. 허 목사는 “그 후손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섬기는 것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