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일 폭염 대비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비책을 통해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경기장을 찾는 관객과 선수단, 관계자들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KBO는 전국적인 폭염에 따라 일부 경기 운영 방침을 조정해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각 구장에선 폭염 정도에 따라 경기운영위원과 심판진이 협의해 현재 4분인 클리닝 타임을 최대 10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KBO는 각 구단에 무더위 대책 강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해 선수단 구역에 충분한 냉방기기와 음료 배치를 요청했다. 또 관객의 안전을 위해 전광판에 폭염 대처 요령을 주기적으로 안내토록 했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 지원과 안내요원의 증원, 충분한 대처 물품 준비 등도 요청했다.
공문에는 갑작스러운 전력 사용 급증으로 인한 구장 정전 등 상태에 대비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KBO는 구단별 냉방기기 작동 관련 전력 사용 계획, 임시 전력 운용 방안에 대한 점검, 구장 내외 관객 쉼터 설치 등을 추가적으로 요청했다.
올해 폭염은 혹서기인 7월과 8월을 넘어 9월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O는 9월 1일부터 14일까지 편성된 일요일 경기 개시 시간을 기존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변경했다. 이 기간 더블헤더(서스펜디드 경기 포함)는 실시하지 않는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7∼8월의 일요일과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간을 오후 5시에서 6시로 늦췄다. 기존 7∼8월로 한정했던 더블헤더 미편성 기간은 6∼8월로 늘렸다. 추가적인 폭염 대비책을 마련한 셈이다.
KBO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인 오는 18일부터 재개되는 퓨처스리그 경기의 연장전 승부치기를 최대 11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 연장전 승부치기는 무제한이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기온은 37.1도로 측정됐다. 서울에서 7월 기온 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117년 만의 최고 기온(7월 상순 기준)이었다. 종전 7월 상순 최고 기온은 1939년의 36.8도였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이 이날 낮에 찜통 더위와 마주했다. 강원 원주(최고기온 35.4도)와 인제(34.8도), 경기 수원(35.7도)과 이천(36.1도), 충북 충주(35.2도)와 청주(35.7도) 등에서도 관측 이래 최고 기온 기록이 나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