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 조성근(43)씨는 지난 6년 동안 신부전증과 합병증을 앓으며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절망 끝에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신장이 이식됐고, 수술비는 후원자들의 손길로 채워졌다. 조씨는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나눔 덕분”이라고 말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4일 경남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조성근 씨에게 수술비 일부인 226만 원을 지원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진행된 장기이식 수술비 전달식에서다.
조씨는 지난 5월 30일, 경남 창원한마음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인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았다. 그는 2019년 당뇨 합병증으로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은 이후 6년간 혈액투석과 합병증 치료에 시달려왔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까지 겹치며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치료와 생계의 이중고도 이어졌다.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혈액투석 치료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고, 이후 소득 없이 고령의 부모와 함께 살아왔다. 2020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월 76만 원 수급비에 의존해왔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조씨의 사연을 접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내부 심사를 거쳐 수술비 지원을 결정했다. 전달식에 참석한 조씨는 “기증인의 숭고한 나눔과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생명을 이어준 기증인과 후원자들께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80% 이하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장기 및 각막이식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선정된 환자에게는 장기이식 수술비 최대 1000만 원, 각막이식 수술비 최대 300만 원까지 실비로 지원한다. 조씨는 올해 장기기증운동본부로부터 장기이식 수술비를 지원받은 세 번째 환자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이식 수술 이후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며 “경제적 이유로 새 생명의 기회를 포기하지 않도록 더 촘촘한 지원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