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통신] LCP의 현재이자 미래…‘홍큐’ 차이 밍훙의 첫 MSI

입력 2025-07-08 13:54 수정 2025-07-08 16:28

‘캡스’ 라스무스 빈테르가 2018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혜성처럼 빛나고 이듬해 LCK 팀들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강팀들을 연달아 쓰러트렸을 때 LoL e스포츠 팬들은 직감했다. 이 선수가 LEC와 EMEA 지역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임을.

2025년 CTBC 플라잉 오이스터(CFO) ‘홍큐’ 차이 밍훙의 연이은 국제대회 활약은, 그때의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10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2007년생 신인 미드라이너는 자신이 속한 리그와 지역의 위상을 바꿔놓을 만한 재능이 있음을 전 세계에 자랑했다.

CFO는 7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패자조 2라운드 경기에서 애니원스 레전드(AL)에 1대 3으로 패배해 탈락이 확정됐다.

표면적으로는 조기 탈락인 셈이지만, 고작 3경기를 치르고 귀국할 뿐이지만 CFO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은 충분히 인상 깊었다. T1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던 것은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 LEC 1번 시드 모비스타 KOI를 3대 1로 잡고 집으로 보낸 것 역시 기념할 만한 일이었다.

데뷔와 동시에 지역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발돋움한 ‘홍큐’는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붙어보고, 그들의 강점을 흡수하면서 더 발전하기까지 한다. AL전 직후 국민일보와 만난 ‘홍큐’는 “MSI에 참가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많은 것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짧은 일문일답.

-AL전 패배로 첫 MSI 일정이 종료됐습니다.
“참가할 수 있어 기뻤어요. 이번 대회 동안 최선을 다했습니다. 인 게임과 밴픽에서 실수를 한 점은 아쉽지만요. 많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어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나 ‘조조편’ 조셉 준 편 선수, LPL의 미드라이너들과도 붙어보면서 그들의 플레이 방식을 많이 따라 하고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두 번째 국제대회 참가였죠. 퍼스트 스탠드와 무엇이 달랐을까요.
“퍼스트 스탠드는 제 커리어 첫 국제대회였어요. 당시에는 LCK 팀과 붙었을 때 정말 많이 긴장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MSI에서는 제가 ‘페이커’ 선수와 5세트까지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게 느껴지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우선 LCP로 돌아가서 경기력을 발전시키는 게 목표예요.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할 자격을 얻어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밴픽, 플레이, 팀워크를 더 개선해야 해요. 우선 지역 리그 3위 안에 들어서 월즈 진출을 확정 짓는 게 당장의 목표예요.”

-그 전에 EWC부터 참가합니다. 복수하고 싶은 팀이 있을까요.
“복수하고 싶은 팀은 없지만, 그래도 ‘페이커’ 선수와 다시 한번 붙어보고 싶습니다.”

-밴쿠버에서 배워가는 것들이 있을까요.
”라인전을 비롯한 게임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게임 중후반 단계에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도 배웠어요. CFO가 더 높이 날기 위해선 지금보다 빠른 판단력을 갖춰야 해요. 챔피언 폭도 늘려야 하고요.”

-데뷔 시즌인데 활약이 대단합니다. 본인이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했습니까.
“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저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이번 대회 인상 깊은 활약 덕분에 한국에도 팬들이 생겼습니다.
“저희를 응원해주신 한국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밴쿠버=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