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아메리카당’ 창당 선언 여파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70조원) 선이 깨졌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내용이 담긴 대규모 감세안 또한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추가 하락도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 대비 6.79% 급락한 293.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288.77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약 1500억 달러가 쪼그라들면서 9468억 달러(약 1297조원)로 줄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30%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 CEO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질 때마다 요동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급락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5일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처음으로 가시화하자 테슬라 주가는 14.26% 급락했다. 지난 1일에도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한 후 5.34% 하락했다. 여기에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 반하는 ‘아메리카당’ 창당까지 선언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앞서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A)’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자 지난 4일 엑스(X)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를 게시했다. 이후 하루가 지나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머스크 CEO의 창당 선언을 두고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완전히 탈선했다”고 비판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정치에 더 깊이 뛰어드는 것은 테슬라 투자자·주주들이 원하는 방향과 정확히 반대 방향”이라면서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뒤 테슬라 주주들과 열렬한 지지자들로부터 초기 안도감이 있었다. 그 안도감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됐고, 이제 최신 발표로 최악의 상황으로 바뀌었다”며 머스크 CEO의 정치 참여를 지적했다.
오너 리스크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 만료까지 확정되면서 테슬라는 궁지에 몰렸다. 그간 전기차에 지급되던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은 9월 30일 만료된다. 대규모 감세안에는 테슬라의 주수입원 중 하나였던 ‘규제 크레딧’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겨 향후 수입 감소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테슬라는 지난해 규제 크레딧 판매로만 약 28억 달러(약 3조8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