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주목한 ‘S라인’…이수혁 “자극 넘어 인간 본질 그렸다”

입력 2025-07-08 00:03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 지욱 역의 이수혁. 웨이브 제공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어요. 상상도 못 한 일이었으니까요. 믿기지 않는 상태로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기쁘고 설렙니다.”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인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의 주연 배우 이수혁은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작품은 지난 4월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데 이어 국내 콘텐츠로는 최초로 장편 부문 음악상을 받았다.

이수혁은 “경쟁작으로 초청받아서 (시상식 참석을 위해) 폐막식까지 남아있어야 한다고 하길래 ‘우리 그냥 가도 되지 않나’ 생각했었다”며 “막상 상까지 받으니 너무 신나면서도 현실감이 없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정작 음악감독님은 한국에서 주무시고 계셨다”며 “칸에 다녀오니 작품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시청자에게) 더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의 한 장면. 웨이브 제공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된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인다는 설정의 판타지 스릴러다.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는 소녀 현흡(아린)이 S라인에 얽힌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6부작으로 오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 2화씩 3주에 걸쳐 공개된다.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꼬마비 작가의 ‘살인자ㅇ난감’ ‘S라인’ ‘미결’로 이어지는 ‘죽음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으로, 독창적 설정과 파격적 전개가 돋보인다.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살인자ㅇ난감’은 이미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된 바 있다. ‘S라인’은 원작의 세계관을 가져오되 소수의 사람만 선을 볼 수 있다는 설정으로 일부 각색했다.

극에서 이수혁은 ‘많은 선’을 가진 형사 지욱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작품명이 자극적이어서 당황했다”면서도 “원작을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소재는 자극적이지만 주제의식이 명확했다. 숨기고 싶은 사적 영역이 드러났을 때 사람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말하는 작품이다. 분명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 현흡 역의 아린. 웨이브 제공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도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수혁은 “기존에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작인 티빙 사극 드라마 ‘우씨왕후’와 촬영이 겹쳤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여서 준비할 게 많았다.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간의 호흡도 좋았다. 이수혁은 “주인공이라는 책임감이 커서 (다른 배우들을) 잘 챙겨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훌륭히 역할을 해내더라.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더 내 대본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극 중 이다희는 S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교사 규진 역을, 오마이걸 출신 아린은 S라인을 볼 수 있도록 타고난 소녀 현흡 역을 연기했다.

첫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안주영 감독은 “원작에서 일부 설정이 달라졌지만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은 같다”며 “숨기고 싶은 것을 누군가가 보게 됐을 때 인간이 변화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각 캐릭터가 어디까지 변화하는지 집중해서 봐주시면 좋겠다. 현실에서 ‘S라인이 보이게 된다면 어떨까’ 이입하면서 보셔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