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진입 중인 조각투자… 비상장주식 사업자와 형평성 논란

입력 2025-07-08 06:00 수정 2025-07-08 06:00

조각투자 사업자가 제도권 진입을 앞두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조각 투자 상품(수익증권) 발행과 유통 플랫폼의 기능을 동시에 해왔지만, 금융당국이 증권 발행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화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반면 함께 제도화를 추진 중인 비상장 주식(지분증권)유통 사업자의 경우 발행과 유통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예외를 둬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각투자와 비상장주식 유통 사업자의 제도화를 위한 관련 인가를 신설했다. 지금까지 조각투자와 비상장주식 사업자들은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별도의 금융당국 인가 없이도 영업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금융위 인가를 받은 사업자들은 9월 말부터 제도권 사업자 자격으로 영업을 하게 된다.

카사와 루센트블록, 뮤직카우 등 샌드박스 지정 조각투자 기업 6곳은 제도화 추진 전까지는 주식 발행과 유통을 모두 해 왔지만,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조각투자와 비상장주식 유통 사업자 모두 유통과 발행을 동시에 할 수 없도록 했다. 주식 발행자가 유통까지 하게 된다면 이해관계 상충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다만 비상장주식 유통 사업자에게는 예외를 뒀다. 금융감독원장의 승인과 발행인과 특수관계인은 해당 주식을 매매하지 않고, 해당 주식의 거래 내역 등을 금감원에 분기별로 보고한다는 조건으로 유통을 허용해 준 것이다. 한 예로 두나무는 비상장주식 유통 사업자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보유 중인데, 여기서 두나무 주식을 지금처럼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조각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조각투자도 비상장주식처럼 관리·감독과 보고를 철저하게 한다는 조건으로 발행과 유통을 모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의 경우 감정평가사를 통해 가치를 평가받기 때문에 비상장주식보다 더 명확하게 가치를 평가 할 수 있어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작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자 카사와 루센트블록, 펀드블록글로벌이 금융위 인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에이판다와 갤럭시아머니트리, 뮤직카우 등도 인가 신청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유통 기능은 대형 금융기관과 핀테크들이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토스증권 등 인터넷 증권사 등이 조각투자 상품 유통에 나서게 되면 업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