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가 LG전자,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학교(King Saud University), 셰이커 그룹(Shaker Group)과 손잡고 글로벌 냉동공조 분야의 미래 기술 공동개발에 나선다.
부산대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사우디 리야드에서 세계적 명문 킹사우드대와 LG전자, 사우디의 대표적 냉난방공조(HVAC) 전문기업 셰이커 그룹과 4자 간 전략적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고온·건조한 중동 지역에 특화된 HVAC 기술 개발과 실증을 목표로, 국제 연구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LG전자는 현지 기후에 최적화된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멀티 브이 아이(Multi V i)’와 가정용 에어컨을 공급하고, 셰이커 그룹은 제품 설치 및 운용을 맡는다. 부산대와 킹사우드대는 실증 환경을 구축하고 운용 데이터를 분석해 성능과 내구성 등을 공동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실증 연구는 사막 지형 특유의 혹서기 조건을 반영해 진행된다. 섭씨 50도에 달하는 고온과 모래바람 등 극한 환경에서도 에어컨의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된다. AI 기반 제어 기술을 적용해 실내외 온도 변화와 사용자의 유무에 따라 자동으로 냉방 세기를 조절하는 기능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검증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대가 보유한 냉동공조 분야의 연구 역량과 LG전자의 기술력, 킹사우드대의 테스트베드 인프라, 셰이커 그룹의 현지 운용 노하우가 결합한 ‘4자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앞서 부산대와 압축기·열교환기 등 핵심 부품 개발에서도 산학협력을 지속해 왔다.
사우디 최고 국립대학인 킹사우드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처음으로 국내 대학 및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에 나선다. 셰이커 그룹은 LG전자와 함께 중동 시장에 HVAC 제품을 공급해 온 대표적인 현지 기업이다.
최재원 부산대 총장은 “이번 협력은 국경을 넘는 산학연 공동연구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냉동공조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 기술 확보와 함께 부산대 연구 역량의 국제화를 이끄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