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피해 교회, 새 단장 후 첫 예배 드려

입력 2025-07-07 13:29 수정 2025-07-07 13:35
한영식 경북 청송 어천교회 목사가 6일 주일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어천교회 제공

경북 청송 어천교회(한영식 목사) 예배당에 모처럼 따뜻한 웃음이 흘렀다. 산불로 외벽이 녹아내렸던 예배당이 새 단장을 마친 뒤 6일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날 모인 성도는 12명. 작은 시골교회지만 감격의 마음은 더 컸다.

한영식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우리 교회 예배당은 건물이 낡아 실내 사면에 커튼과 휘장으로 노후화된 부분을 가려왔다”며 “화재 전부터 교회 리모델링을 하고 싶었지만, 비용과 시기가 맞지 않아 미뤄왔다”고 했다. 이어 “산불로 교회뿐 아니라 많은 교인이 어려움을 당했지만, 하나님은 이 과정을 통해 더 좋은 것으로 우리를 인도하신다고 믿는다. 불길 속에서도 주저앉은 예배당에서 예배를 멈추지 않았던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리모델링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총회장 이규환 목사)의 전폭적 지원 덕에 가능했다. 예장백석은 어천교회를 포함해 경북 지역 산불로 피해를 본 3개 교회 복구와 신축을 위해 전국 교회 헌금을 포함한 총 6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체계적 지원을 위한 산불피해 건축위원회(위원장 이규환 목사)도 별도로 구성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산불로 외벽이 뜯겨 나간 경북 청송 어천교회 예배당 모습. 어천교회 제공

어천교회는 이번 지원으로 외벽과 낡은 지붕을 보강했고 음향·영상 장비도 새로 들였다. 이 교회 권사 이점이(86)씨는 “산불 직후 마을에는 ‘신을 믿는 사람 집과 교회에 왜 불이 나냐’는 뒷말이 돌았다”며 “시골에서는 교회에 불이 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 교인들의 마음이 더 무거웠다”고 했다. 그는 “내 집도 불에 탔지만, 예배당이 반만 타고 예배가 이어진 것에 감사하다”며 “더 좋은 예배당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전소된 목계교회(이상춘 목사)와 석동교회(박경원 목사)는 본격적인 재건 준비가 한창이다. 다만 진입로 공사 허가 등 행정 절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규환 총회장은 “시골교회라도 지역이 자랑할 만한 교회로 다시 세우겠다”며 “주님의 몸 된 교회는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는 믿음으로 전국 교회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새 단장을 마친 경북 청송 어천교회 예배당 전경. 어천교회 제공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