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초록빛이 싱그러운 부산 동백섬 산책로가 신앙과 문학의 향기로 채워졌다.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부크문·송정우 회장)는 5일 해운대 동백섬에서 ‘바다의 심장에 시의 숨결을’이란 제목으로 ‘제4회 시화전 개막식’을 열었다. 부산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영혼의 쉼터가 될 문학의 향연장이다. 시화전은 부산 해운대 동백섬 산책로에서 7월 30일까지 전시된다.
개막식은 감윤옥 사무국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됐다. 현장은 문학을 통해 신앙의 가치를 나누고자 모인 회원들의 열정과 기쁨으로 가득했다. 송정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들의 작품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돼 문학 카페에 전시될 기회를 얻는 등 큰 발전을 이뤘다”며 “문학이 자기 성찰과 구원의 통로가 되듯 이번 시화전이 기독 문학의 가치를 시민들과 나누는 축복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공기화 고문은 격려사를 통해 시를 ‘기도이자 찬미’라 정의하며 “과거 크리스마스트리 축제에서 시 낭송과 캐럴로 기쁨을 나눴던 것처럼 이번 시화전이 시민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문화를 전하는 통로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왕용 고문 역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좋은 작품들이 매년 더해져 감사하며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결실을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이날 행사는 다채로운 문화 공연으로 감동을 더했다. 정사라 회원이 김춘수 시인의 ‘꽃’을, 남순 회원이 자작시 ‘하나님이 지으신 시’를 낭송해 깊은 울림을 줬다. 임지연 안미영 회원의 동요와 율동은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했다. 장두정 시인이 명창 목소리로 주기도문을 들려줬다. 최훈조 목사는 성악가답게 ‘거룩한 성’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불러 앙코르 요청을 받으며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시화전에는 2025년 부산크리스천문학 작가상 수상자인 최방식 시인, 크리스천문학 신인상 수상자인 유문경 시인을 비롯해 강신구 작가의 ‘칼국수’ 등 총 52점의 작품들이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전시된다.
부크문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문학 활동을 펼치는 부산 지역 작가 모임이다. 시 수필 아동문학 희곡 평론 등 전 장르를 아우르는 8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문학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 사역을 실천하고 있다. 회원들의 창작 역량 강화와 교류를 도모하고 정기적인 시화전과 문집 발간 등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와 사랑을 문학에 담아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