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회에서도 젠지와 T1이 만난다. 한때 한국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비리비리 게이밍(BLG)은 T1의 사냥감으로 전락했다.
T1은 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전에서 중국의 강호 BLG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했다.
젠지와 T1은 오는 10일 오전 9시에 결승전 진출권을 놓고 5전 3선승제 대결을 펼친다.
T1은 지난해 사우디컵과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까지 BLG를 격파하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특히 MSI에서 BLG에 이기지 못했던 징크스도 이번 승리로 말끔하게 깼다.
이날 모든 매치가 역전승일 정도로 T1의 운영과 집중력이 빛났다. 특히 백전노장 ‘페이커’ 이상혁이 전장을 진두지휘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도란’ 최현준은 상대 팀 에이스 ‘빈’ 천쩌빈을 상대로 밀리는 기색 없이 경기를 도리어 주도해나갔다.
레드 진영에서 시작한 T1은 경기 초반 바텀에서 상대 칼리스타에게 3킬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상혁의 오리아나가 뚝심있게 허리를 받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비교적 발이 느린 챔피언임에도 적극적으로 합류전에 뛰어들며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막바지에 상대 퇴로를 차단하고 일망타진하는 장면은 매치 하이라이트였다.
다음 세트도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결국 넥서스를 파괴한 건 T1이었다. 이른 시간 4킬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T1이지만 드래곤 버프를 쌓으며 차근히 후반을 도모한 게 마지막에 주효했다. 흥분한 상대가 이상혁의 빅토르를 잡으려고 안쪽으로 빨려들어왔다가 궤멸 당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지막 세트도 T1은 중반부터 상대를 요리했다. 초반 킬 포인트에서 앞선 BLG였지만 오브젝트 콘트롤에서 다소 미숙했다. 그 사이 챔피언을 성장시킨 T1은 중반 합류전 양상부터 본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드래곤 스택을 일방적으로 쌓은 T1은 28분경 깜짝 내셔 남작 사냥으로 버프를 챙기고 상대 챔피언을 완파해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부턴 T1의 시간이었다. 33분경 상대 넥서스의 3번째로 파괴음이 협곡에 울려퍼졌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