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메가법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감세와 부채한도 상향, 보조금 폐지, 불법 이민 차단 등 집권 2기 핵심 국정과제를 담은 메가법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이 법안은 즉시 효력을 갖게 됐다. 트럼프는 서명 직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건넨 의사봉을 책상에 수차례 두드리며 메가법안 발효를 알렸다.
메가법안은 지난 5월 22일 연방 하원을 통과했고 지난 1일 상원에서 수정안이 가결된 뒤 지난 3일 하원에서 재의결됐다. 상원 가결 당시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과 반대 50표씩 동수를 이룬 뒤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표결 권한을 행사하는 ‘타이브레이커’로 통과됐다. 하원 재의결 표결에선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의회 문턱을 넘었다.
트럼프는 늦어도 독립기념일 전까지 서명을 완료하겠다며 의회를 압박했는데, 결국 그는 뜻을 이루게 됐다. 앞서 존슨 하원의장을 포함한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4일까지 대통령 책상 위에 법안을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메가법안은 트럼프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시행돼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 정책을 연장하는 한편 정부 부채한도를 5조 달러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세 총규모는 4조5000억 달러(약 6100조원)에 달한다.
감세에 따른 재정 적자를 상쇄하기 위해 공공 의료보조 서비스인 ‘메디케이드’ 같은 복지 예산을 줄이고 전기차·태양광·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대한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폐지하는 조치가 메가법안에 포함됐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을 앞두고 백악관 발코니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트럼프 감세’를 영구화했다. 역사상 가장 큰 감세”라며 “우리는 모든 경제 분야에서 계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법률이 시행되면 우리 경제는 로켓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1년 뒤 중산층을 부유하게 만드는 경제, 주권을 지키고 안전한 국경,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군대를 갖춘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