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못 들어오게…” 편의점·마트 방충용품 ‘껑충’

입력 2025-07-04 11:50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집단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방충용품이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매 여름철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등 벌레들이 6월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벌레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인근 편의점, 마트 등에서 방충용품을 구매하면서 유통업계의 관련 매출도 부쩍 늘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달 해충·모기퇴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2% 늘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벌레들을 막기 위한 방충망 테이프 등 보수 용품 매출도 같은 기간 11%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에프킬라(에어졸) 같은 일부 단품의 6월 한 달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늘기도 했다.

편의점에서도 방충용품 판매가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 5~6월 방충제 매출 신장률은 직전월(3~4월)보다 260%, 전년 동기보다는 10% 늘었다. 이마트24에서도 같은 기간 방충제 매출이 전월 대비 8배 이상 뛰었고,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CU도 마찬가지다. 20여종의 방충제를 판매하고 있는 CU의 5~6월 방충제 매출은 3~4월 대비 8배 이상 올랐고, 전년 동기보다 41.1% 증가했다.

GS25에서도 같은 기간 전국 방충제 매출이 직전 동월(3~4월)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35.9% 증가했다. 특히 서울 은평구, 인천 계양구 등 러브버그가 많이 출몰하는 지역의 점포에서는 방충제 매출이 9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해당 점포에서는 러브버그를 퇴치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초의 매출도 같은 기간 165.5% 늘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들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러브버그는 보통 6월 말부터 7월 초중순에 많이 발생하는 계절성 곤충이다. 하지만 올해는 고온과 장마의 영향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익충으로 알려졌지만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몰하면서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20일까지 지난해 접수된 민원의 절반(4695건)이 빗발쳤다.

본격적인 여름철 더위가 시작된 만큼 방충용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방충용품 전용 매대 운영 등으로 폭증한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러브버그를 비롯해 모기·해충들이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편의점 방충용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방충용품 재고 확보 및 진열 강화에 힘쓰며, 고객들의 여름철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