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수지 101억 달러 흑자… ‘플러스 행진’ 25개월째

입력 2025-07-04 10:53

지난 5월 경상수지 흑자가 5개월 만에 다시 100억 달러 고지를 회복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가 이 같은 결과를 견인했다. 다만 하반기에 커질 수 있는 미국발 관세의 영향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101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5월 기준 3번째로 큰 흑자 폭이자, 2023년 5월(20억9000만 달러) 이후 25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흑자 행진이다. 올해 5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351억1000만 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270억6000만 달러)보다 80억5000만 달러 크다.

상품수지 흑자는 106억6000만 달러로 직전 4월 대비 17억 달러 가까이 늘었다. 반면 서비스 수지는 22억8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 부문에서는 자동차·철강 등 주요 업종의 부진을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지탱해낸 모양새였다. 5월 수출은 56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자동차(-5.6%)·철강(-9.6%)·석유제품(-20.0%)이 고전했지만 반도체 수출이 같은 기간 20.6% 껑충 뛰었다. 지역별로는 미국(-8.1%)·중국(-8.4%)에 대한 수출이 감소한 대신 동남아(8.2%)·유럽연합(4.0%) 등으로 향하는 수출이 증가했다.

수입은 462억70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7.2%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1.6%)·석유제품(-30.0%)·원유(-14.0%) 등 원자재 수입 금액이 13.7% 감소한 영향이었다. 다만 수송장비(46.8%)·반도체제조장비(26.1%) 등 자본재 수입은 4.9% 늘었다.

한은은 하반기에 미국의 관세 영향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관세 인상분의 판매가격 전가 등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자동차 수출 등에서 관세 영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