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총수 41명 주식재산 16조원 늘었는데… 3명만 감소

입력 2025-07-03 18:15 수정 2025-07-03 18:18

국내 44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국내 주식시장 훈풍을 타고 올 2분기에만 16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식 가치가 3조원 늘어나며 증가액과 주식평가액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증가율은 주식재산이 배 이상 늘어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위에 올랐다. 반면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를 비롯한 총수 3명은 지난 3월 말 대비 오히려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5년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그룹 총수 44명이다.

44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지난 3월 말 57조 9152억원에서 6월 말 73조9314억원으로 16조원 넘게 증가했다. 증가율은 27.7%로 지난 1분기에 주요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0.3%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2분기에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는 44명 중 41명에 달했다. 증가액과 전체 주식평가액은 3조225억원이 늘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압도적인 1위였다. 3월 말 12조2312억원이었던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6월 말 15조2537억원으로 24.7% 늘었다. 특히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주가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평가액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0조2345억원), 3위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3275억원)다.

증가율 1위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822억원에서 6월 말 8734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은 128.5%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 중 두산 보통주의 주식 가치가 3개월 새 124.3%나 상승하며 주식재산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박 회장을 포함해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구자은 LS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등 5명은 2분기에 60% 이상 주식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는 지난 3월 말 1조2449억원이던 주식재산 평가액이 6월 말 1조1547억원으로 900억원 이상 줄었다. 에코프로 보통주 1주당 주가가 3월 31일 4만9650원에서 6월 30일 4만5150원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171억원 감소)과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93억원 감소)도 올 2분기 주식재산이 5~7%가량 줄었다.

오일선 CXO 소장은 “1분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세계 무역갈등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2분기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며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었다”며 “특히 그룹 총수가 보유한 140여개 주식종목 중 90% 이상이 2분기에 주식가치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