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야구장으로 탈바꿈하는 사직야구장이 2031년 3월 새롭게 팬들과 만난다. 정부가 재건축의 타당성을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부산시가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 다만, 예산 확보 방안과 임시구장 조성 등 아직 넘어야 할 관문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3일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중투심)에서 조건부 통과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2924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지방재정법상 중투심 통과가 의무인 대형 공공사업에 해당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통과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985년 개장한 사직야구장은 시설 노후화와 안전 문제로 오랜 기간 재건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시는 단순 개보수가 아닌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 설계를 결합한 ‘미래형 스마트 야구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새 야구장은 부산 동래구 기존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다. 연면적은 약 6만1900㎡, 관람석은 2만1000석 규모로 설계된다. 시는 2026년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공사를 진행하고 2031년 3월 개장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 롯데자이언츠의 홈경기 임시구장으로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할 예정이다.
새 야구장은 실시간 경기 데이터 분석, 모바일 앱 기반 좌석 안내, 증강현실(AR) 포토존 등 첨단 관람 편의 기술이 대거 도입된다. 외부 공간은 스마트 조명과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해 경기 일정, 명장면, 선수 소개 영상 등을 상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구성된다. 야구가 없는 날에도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콘텐츠 허브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총사업비 2924억원 가운데 1808억원을 시비로 충당하고, 817억원은 롯데자이언츠가 분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롯데 측은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한 상태다. 나머지 299억원은 국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시 재정부담을 일부 경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재정 구조가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북항야구장 신축 주장에 대해서는 박 시장이 사실상 선을 그었다. 그는 “시민에게 희망고문을 드릴 수는 없다”며 “부지 확보부터 법적 제약, 1조~2조 원대의 사업비 등 현실적인 장벽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항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계획이 현실성 있게 제기된다면 시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박 시장은 “최적의 경기 환경과 관람 여건을 갖춘 명품 야구장으로 조성해 야구가 없는 날에도 시민이 즐겨 찾는 도시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