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를 강요, 알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의 힙합 거물이자 ‘퍼프 대디’로 불리는 션 디디 콤스(55)가 핵심 혐의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로써 콤스는 종신형에 처할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콤스에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중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 공모 1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다만,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성매매 강요는 혐의당 최소 15년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 역시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반면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는 최고 형량이 10년으로 콤스가 받은 혐의 중 처벌 수위가 가장 가볍다. 배심원단은 콤스가 받는 혐의 중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 입장이 엇갈리며 전날 오후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으나, 이날 오전 결국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 명성을 떨쳐왔다. 콤스에게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콤스가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자신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다른 남성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등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에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그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콤스가 ‘프릭 오프’(Freak Offs)로 알려진 ‘섹스파티’를 개최해 호텔 객실에서 피해 여성들에게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하고, 콤스가 지켜보는 앞에서 남성들과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이를 거부하거나 콤스를 불쾌하게 하면, 여성들을 잔인하게 폭행하거나 녹화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파티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범죄 활동이 이뤄졌다고 보고 조직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리코’(RICO)법을 적용했다. 단순 성범죄가 아닌 성 착취로 본 것이다. 검찰은 연예계 인사를 포함한 30여명의 증인을 불러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콤스 측 변호인은 검찰이 콤스의 사생활 관계를 조직범죄 및 성매매 사건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이 금전적인 동기에서 콤스가 범죄 행위를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즉, 피해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파티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또 핵심 증인들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콤스 측 변호인은 판사에 보석 석방을 구한을 서한을 냈다. 재판을 맡은 아룬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콤스 측의 요청을 반려했다. 이번 유죄 평결로 이론적으로는 콤스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가벼운 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