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스트리아 빈의 공공주택 현장을 시찰하며 서울의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 확대 방안 등을 모색했다. 문화 예술의 도시로 유명한 빈은 전체 주택의 75%가 공공주택이어서 ‘공공주택의 도시’로도 불린다.
오 시장은 2일(현지시간) 빈의 ‘노르트반호프 지구’를 찾았다. 이곳은 기능을 잃고 방치되던 철도역을 재개발해 현재는 대규모 공공주택 부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전체 면적만 85㏊(약 25만7000평)로 공공 주도의 장기 계획 아래 저렴한 주택(affordable housing), 교육, 녹지, 생태복원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오 시장은 해당 부지 내 1·2인 청년 전용 임대주택인 ‘융에스 보넨’(독일어로 ‘청년 주거’), 총 247가구 규모의 스마트형 공공임대주택 ‘노르트반호프 43번지’ 등을 둘러봤다.
그는 “1·2인 가구, 청년·고령층과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공공 임대주택, 교통이 편리한 우수한 입지에 돌봄·의료·커뮤니티 등을 갖춘 고품질 임대주택이 미래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융에스 보넨의 ‘스마트룸’ 시스템에는 “세계 어디서도 못 본 시스템”이라며 감탄했다. 스마트룸은 입주자 선택형 공간으로 건물 설계 때부터 일부러 빈 공간을 몇 개 더 만들어 입주자 수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빌려 쓸 수 있게끔 했다. 오 시장은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인 성공적인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오 시장은 전날 빈에서도 혁신적 임대주택개발지로 꼽히는 ‘존벤트 피어텔’도 시찰했다. 설계 당시부터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소셜믹스’형 단지로 계획돼 서울시가 특히 더 주목한 곳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소득 계층별로 혼합하는 소셜믹스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소득 계층별, 연령대별 등 잘 어우러져서 살 수 있는 그런 혼합형 주택을 우리도 계속해서 시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022년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방안 발표 후 하계5단지 재정비, 장기전세Ⅱ(미리내집), 청년안심주택 등 다양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 공간 품질 고도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 같은 경우는 (빈처럼) 가용할 수 있는 유휴 공간이 없다”며서도 “그래서 차고지라든가 공용주차장, 심지어 간선도로 위를 활용해서라도 공공주택을 지으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빈의 여러 시도들을 보면서 공용 공간을 매우 잘 만드는 게 굉장히 필요해 보인다”며 “여러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