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앞에 유치원’ 오세훈 “부럽다…한국, 법 바꿔 거부감 최소화 해야”

입력 2025-07-03 09:29 수정 2025-07-03 12:22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노인요양시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를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초고령사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데이케어센터’(노인보호시설)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와 국회에 건의해 입법화도 진행 중이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를 방문한 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이런 시설의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한국은 아직 이런 시설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대형 주거 시설에 들어가는 게 때로는 굉장히 큰 갈등 요소가 된다”며 그런 면에서 지역 사회와 공존하는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의 모습이 “부럽다”고 덧붙였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는 중증 치매 어르신들에게 재가요양부터 병동 요양, 재활과 데이케어는 물론 호스피스까지 통합 제공하는 시설이다. 가톨릭 사회복지단체 카리타스가 ‘양로원이 아니라 이웃이다’라는 운영 철학을 갖고 ‘개방형 복지’를 실천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현지시간) 빈의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실제 이곳은 도시 외곽 외딴 곳이 아닌 병원, 유치원, 주거지 등이 모인 도심 속에 하나의 지역 공동체로 공존하고 있다. 시설 내 개인 공간은 거주자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시설 자체는 폐쇄적이지 않고 오히려 소통의 중심이 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시설 옆 유치원의 경우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어른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바람직한 사회 분위기”라며 “어르신께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들에게도 어우러져 사는 사회라는 걸 배우면서 클 수 있도록 한다는 면에서 굉장히 부럽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월 나이 들수록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목표로 ‘9988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주요 사업으로 어르신들이 가족과 이웃 가까운 곳에서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돌봄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실버·데이케어센터 확충 방안을 제시했었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가 서울시가 추구하는 하나의 모델인 셈이다.

오 시장은 이를 위해선 이런 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설이 만들어지면 주변 거주하는 분들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지역 주민 할당제’ 등 관련 입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지역 이기주의나 거부감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과 동행한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 역시 “여기 요양원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며 “이곳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9988 프로젝트에 참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의 장애인 주거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 관계자로부터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이후 장애인 거주 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도 시찰했다. 이곳은 공동생활 시설 형태를 띠지만, 개인에 맞춤형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구조로 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거지원뿐 아니라 일자리, 돌봄, 문화, 여가, 의료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는 시가 운영 중인 41개 장애인 거주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할 계획으로 이곳 콘셉트 등을 참고해 거주자 중심의 맞춤형 시설로 탈바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빈=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