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2분기(4~6월)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2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중국산 전기차 공세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인 행보로 테슬라 불매운동이 일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주가는 5% 가까이 오르며 전날 하락분을 거의 되돌렸다.
테슬라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올 2분기 중 차량 38만4122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44만3956대) 대비 13% 감소한 규모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8만70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 차량 인도량은 올 들어 2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도 인도량이 전년 동기보다 13% 하락했다.
당시 테슬라는 이에 대해 모델Y 생산라인 개선 작업을 위해 1분기 중 부분적 가동 중단이 이뤄진 게 인도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 금융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번 2분기 인도량 실적은 테슬라가 2012년 모델S 세단을 출시한 뒤 전년 동기 대비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테슬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4.97% 오른 315.65달러에 마감했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관련된 나쁜 소식을 대부분 소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2분기 인도량이 1분기 33만6681대보다는 소폭 늘어난 것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준 요인으로 꼽혔다.
1분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매진한 머스크가 세계 곳곳에서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지만 다시 테슬라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런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시각이 크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2분기 인도량을 두고 “두려워했던 것보다는 나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머스크가 계속 운전대를 잡고 회사를 이끈다면 테슬라는 향후 몇 년간 가속 성장하는 경로에 놓여 있으며 모델Y 개선 사이클 덕분에 하반기 인도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월가에서는 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하반기 테슬라 전기차 판매 실적이 계속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JP모건 분석가 라이언 브링크먼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보다 64% 낮은 115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증시 마감 후 2분기 영업·재무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