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 휴전안에 동의…하마스도 받아들이길”

입력 2025-07-02 16:16 수정 2025-07-02 17: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오초피의 불법이민자 구금시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안에 동의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쟁의 완전한 종결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우리 대표단은 오늘 이스라엘 측과 가자지구 문제와 관련해 길고 생산적인 회의를 가졌다. 이스라엘은 60일간의 휴전을 마무리 짓기 위한 조건에 동의했으며, 이 기간 동안 전쟁 종식을 위해 모든 당사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동의 미래를 위해 하마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더 나은 조건은 없으며, 받아들이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JD밴스 부통령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 장관과 만나 새 휴전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미국이 제안한 협상안에는 60일간의 휴전,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된 휴전안은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 있는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네타냐후 총리에게 빠른 휴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전달할 것”이라며 “그 역시 전쟁을 끝내고 싶어한다. 다음 주 중 휴전이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인질들을 반드시 석방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나설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군 고위관계자는 CNN에 “이스라엘이 전쟁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하마스의 군사력이 약화하고, 또 은둔 전략을 펴면서 남은 지도부를 소탕하는 일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BBC에 “하마스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성사를 계기로 가자지구에 대해서도 외교적 모멘텀을 살려 장기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을 조건으로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해야만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BBC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몇 시간 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에 열려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중재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마스 고위 간부인 타헤르 알 누누는 “우리는 진지하게 협정 체결에 열려 있으며, 전쟁이 완전히 끝날 수 있는 명확한 제안이라면 어떤 안이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의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포격, 총격으로 전역에 걸쳐 최소 2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