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돈보다 ‘마음’이 먼저?” 신혼부부의 반전 결혼관

입력 2025-07-02 14:23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젊은 세대에게 필수 아닌 선택이 된 결혼. 하지만 막상 결혼을 결심한 이들에게도 경제적 현실은 여전히 높은 벽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결혼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돈이 아닌 ‘마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가 최근 발표한 ‘신혼부부 결혼의식 조사’에 따르면 결혼 5년 내 신혼부부 1000명 중 38.3%가 결혼 과정에서 ‘경제적 형편’ 때문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제적 부담이 결혼의 실질적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47.3%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지만,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현실적 문제에 부딪혔다. 경제적 형편(38.3%) 다음으로는 집안 반대(7.2%), 기타 개인 사정(4.7%)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은 출산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11.3%가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해 무자녀 가정에 대한 선호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특히 만 35~45세 연령층에서는 14.3%가 무자녀를 선호해, 만 25~34세(8.4%)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종교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개신교(7.3%) 천주교(8.5%) 불교(7.4%) 신자들보다 무종교인(13.2%)의 무자녀 선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혼 세대가 결혼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여전히 내면적인 것들이었다. 결혼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62.5%가 ‘배우자의 성격’을 꼽았다. 의사소통 방식(16.3%), 외모(8.9%)가 뒤를 이었고, 직업·연봉은 3.3%에 그쳤다. 배우자 집안 분위기(3.2%), 종교(2.3%) 등 외적 조건들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결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 역시 ‘심리적 안정’이 77.4%로 압도적이었다. 경제적 안정(14.7%), 자녀 출산(6.1%)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이는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경향이었다.

연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40.9%가 3년 이상 연애 후 결혼했다고 답했다. 특히 만 25~34세 연령층에서는 50.4%가 3년 이상의 연애 기간을 가졌다. 무종교인(45.4%)이 종교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긴 연애 기간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는 “이번 조사는 결혼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자료”라며 “외적 조건보다 인격적 관계가 우선시되고 결혼이 개인의 안정과 동반 성장을 바라는 선택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적 문제와 자녀 기피 경향은 건강한 결혼을 장려하고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