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인정한 경북의 공동 영농…이젠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25-07-02 09:10
경주 안강평야 콩 재배현장에서 대청영농조합법인이 참여 농가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모내기 후 벼 이삭이 올라올 시기인 7월, 경북도내 일부 평야는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경주 안강, 상주 함창, 의성 안계 등 도내 3대 평야는 지금 벼 대신 콩과 옥수수가 자라고 추수 후 가을에는 조사료, 양파, 감자 등을 심어 이모작 공동영농을 추진한다.

이 변화의 주체는 바로 ‘농업대전환’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들이다.

고령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어르신들은 땅을 내놓아 농지를 모아주고 참여 농가들로 구성된 법인에서는 규모화 된 농지에서 대형 농기계로 이모작을 추진, 소득을 배당하기로 서로 합심해 나선 것이다.

지난 달 30일 현장 발대식을 개최한 경주 안강지구는 65㏊ 면적에 26호의 농가가 참여해 안강읍 옥산리 일원에서 여름철에는 벼 대신 콩과 옥수수를, 가을에는 조사료를 재배한다.

벼 단작 시 보다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2배 정도 높은 소득이 기대된다.

경북도는 지난 2023년부터 역점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 ‘경북형 공동영농-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2023년 시범사업 이후 현재까지 21개소(공동영농지구 17, 들녘특구 4)로 계속 확산 중이다.

올해는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시군별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벌써 상반기에만 530㏊가 벼에서 다른 작물로 전환됐다.

경주는 공동영농에 선도적으로 나서 2024년 외동지구를 비롯해 올해도 안강지구를 포함한 4개의 지구가 추가로 참여해 여름철에는 벼 대신 콩, 옥수수 등 타 작물로 전환하고 겨울철에는 조사료, 보리, 밀을 심는 이모작을 추진하고 있다.

의성도 2개 지구(단밀, 안계)에서 청년들이 주축이 돼 참여 농가들의 농지를 모아 벼 대신 콩, 조사료 등을 파종해 이모작 단지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주 함창지구(102㏊, 51호, 콩‧양파·감자 이모작)는 이달 말 지난해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얻은 수익금을 정산해 참여 농가에 배당소득을 지급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의 3대 대표 평야에서 변화가 일고 있어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22개 시군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상지를 발굴하고 연말 평가를 통해 우수한 시군에는 상 사업비도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북형 공동영농은 개별 농가 중심의 영농에서 벗어나 규모화, 기계화를 통한 마을 단위의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경지 이용률과 소득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도 인정한 공동영농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북형 공동영농이 대한민국의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