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각본을 읽고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건 큰 영광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영화 속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 영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어릴 적 꿈이 현실이 됐다.”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쥬라기 월드)에서 주인공 조라 역을 맡은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영화에 출연한 조핸슨은 조너선 베일리, 루퍼트 프렌드, 가렛 에드워즈 감독과 함께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 사상 감독과 배우들이 내한한 건 처음이다.
2일 개봉하는 ‘쥬라기 월드’는 ‘쥬라기 공원’ 실사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다.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과거 쥬라기 공원의 연구소가 있던 섬에 들어간 제약회사 직원 마틴(루퍼트 프렌드)과 특수 작전 전문가 조라(스칼릿 조핸슨), 고생물학 박사 헨리(조너선 베일리)가 그간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하고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어벤져스’ 시리즈 이후 또다시 액션 연기를 펼친 조핸슨은 “실제로는 공룡이 아니라 막대기에 달린 테니스공을 보고 연기해야 하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테니스공을 상대로 결의와 공포에 찬 눈빛을 보여주고 놀라움을 표현하며 긴장의 완급을 조절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배우들과 의지하며 몰입을 유지할 수 있었고, 훌륭하게 연기해줄 거라는 믿음이 서로에게 있다는 것을 느낀 현장이었다”고 돌이켰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리즈와 영화 ‘위키드’(2024)로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베일리는 공룡에 대한 애정과 인류애를 가진 헨리 박사로 열연했다. 그는 “헨리 박사의 호기심, 공룡을 마주했을 때의 경이로움을 잘 표현해야 했다. 진짜 공룡을 만나는 건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일”이라며 “다섯 살 때 이 시리즈를 처음 봤다. 내겐 이 영화에 출연하는 경험이 실제 공룡을 만나는 헨리의 경험만큼 엄청났다”고 말했다.
마틴은 이번 모험을 처음 계획한 인물로, 헨리 박사와 대척점에서 서 있는 인물이다. 부와 성공을 좇는 야심가로 설정된 캐릭터다. 마틴 역을 맡은 프렌드는 “베일리가 처음으로 공룡을 만지며 경이로워하는 장면을 연기할 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보여주는 게 이 프랜차이즈가 가진 힘”이라고 강조했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 ‘크리에이터’(2023) 등을 만든 에드워즈 감독은 시리즈의 새로운 연출을 맡아 공룡들의 세계를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차별화된 비주얼을 구현하기 위해 태국, 영국, 뉴욕, 몰타 등에서 촬영된 영화는 육지와 바다, 공중을 넘나들며 스릴감을 선사한다.
에드워즈 감독은 “원작을 답습하는 것과 시리즈만의 특색을 잃는 것, 그 사이에서 완벽한 경로를 찾아야 했다. 어쩌면 그 답은 관객들의 반응을 봐야지만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의 비결을 묻는다면 ’나를 위해 이기적으로 만들었다’고 답하고 싶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덧붙였다.
그는 “포식자의 위협을 경계하는 인간의 원시적인 본능이 있는 한 이 장르의 영화는 사랑받을 것”이라며 “오락 영화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숨기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과 대자연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고민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