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중인 이철우 경북지사가 1일 출근해 “오는 9월까지 완치돼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잘 치르겠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 지사가 이날 공식 출근을 한 것은 지난 달 29일 시군 부단체장 회의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 후 치료에 들어간 지 33일만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민선 8기 3년 성과와 앞으로의 도정 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후 자신의 건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1985년 정보기관에 들어간 때부터 내 몸은 국가에 바친 몸이라 생각하고 밤낮없이 열심히 살아오면서 내 몸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안 썼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아파본 적도 없고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5월이 되니까 좀 피곤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5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오신다고 해서 안내하고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 때 떡을 먹었다. 이후 몸이 안 좋아 ‘떡 먹고 체한 줄 ’ 알고 손가락을 따고 했다. 저녁 행사에서는 억지로 축사도 했다. 축사를 하는데 다리가 부르르 떨리더라. 그 때 위(胃)에 출혈이 시작됐는데 그걸 몰랐다. 다음날 병원에 가보니 암이라고 했다. 그래서 29일 부단체장 회의에서 내가 암 선고를 받았다. 당분간 치료 좀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어디 더 좋은 병원 가라고 하는 얘기도 많았다. 그러나 암치료는 모든 병원에서 프로토콜이 똑같더라. 도지사가 우리 지역 놔두고 딴 데 가서 치료받으면 다른 사람들이 그럼 네 지역엔 병원이 없다고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경북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두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항암 치료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항암 치료가 독해서 머리가 반 빠졌다. 알고 보니 암으로 죽은 사람은 (암의) 기(氣)에 눌려 죽는 거다. 미국 등 선진국은 암 선고받은 걸 자랑하면서 주위에 도와 달라고 한다. 그리고 정상 출근한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모든 소식을 끊고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잘 먹고, 잠 잘 자고 해서 면역력을 키워 더 건강한 모습으로 오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는 이어 “7월에는 하루 종일 도청에 있기는 힘들 것 같아 조심해서 근무하고 8월에는 많이 회복될 거고 9월이 되면 거의 정상화될 거로 생각한다. 10월에 열리는 APEC을 아주 성공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 이후에 일정에 대해서는 ‘인생 내비게이션’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