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빛난 총잡이들, 다시 승부의 세계로…내년 AG 전초전 돌입

입력 2025-06-30 18:37
대한사격연맹이 주최한 제41회 회장기 전국사격대회에 참가한 2024 파리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3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하준(KT), 금지현(경기도청), 오예진(IBK기업은행), 양지인(한국체대), 조영재(경기도청). 연맹 제공

한국 사격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파리올림픽의 영광을 뒤로한 채 다시 승부의 세계로 돌아왔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물러설 수 없는 내부 경쟁이 시작됐다.

한국 사격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3개씩 수확했다. ‘금1·은2·동3’이라는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내며 새로운 황금기를 맞았다. 파리를 빛냈던 명사수들은 지난 26일 막을 올린 제41회 대한사격연맹 회장기 전국사격대회에서 또 다른 메달 사냥에 전념하고 있었다.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IBK사격단)은 30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로 좋은 성적을 거둬 뿌듯하다. 아직 젊으니 앞으로 더욱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한국 사격이 잠깐이 아니라 오랜 시간 빛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사수’로 이름을 알렸던 금지현(경기도청)은 “유감스럽게도 메달 수확 없이 대회를 마쳤다”면서도 “이번 대회는 후배들 조언에 집중했다. 제 후배가 개인전 1위를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향한 출발점에 서 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한 올해 7차례 전국대회 합산 성적으로 내년도 국가대표가 가려진다. 내년도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자동으로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선발전에 나서게 된다. 사실상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잡기 위한 일종의 예선전이 시작된 셈이다. 한국 사격은 효자종목 양궁처럼 실력 중심의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치열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뒤 빛을 보기 시작했다.

금지현과 파리올림픽 혼성 10m 공기소총 은메달을 합작했던 박하준(KT)은 “국가대표 선발전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열심히 임하고 있다. 1등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조영재(경기도청)는 “지난 두 종목에서의 부진을 만회해 남은 세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 소속 병장이었던 그는 한국 최초로 올림픽 속사권총 은메달을 쐈다.

이들의 시선은 모두 앞을 향하고 있다. 사격 국가대표를 총괄하는 장갑석 감독은 “현재 온 신경이 내년 아시안게임에 쏠려 있다”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양지인(한국체대)은 “국민의 감동이 파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안게임과 LA올림픽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청주=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