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마지막 야당도 해산…“정치적 압박 감당 못 해”

입력 2025-06-30 17:41
EPA연합뉴스

홍콩의 마지막 남은 야권 정당인 사회민주연선(LSD)이 19년 만에 공식 해산을 선언했다.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이어진 ‘야당 해체 도미노’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이다. 외신은 “홍콩 내 조직화된 반정부 세력이 사실상 전멸했다”고 평가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LSD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극심한 정치적 압력에 직면했다”며 “회원과 동지들의 미칠 영향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해산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찬포잉 당 주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외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외신에 따르면 찬 주석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반복적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창당된 LSD는 홍콩 민주 진영 내에서도 급진적인 민주파 정당으로 소외계층과 노동자 권리를 앞세우며 창당 3년 차인 2008년에는 입법회(의회)에서 3석을 확보했다. LSD는 친중 성향 의원들에게 달걀과 바나나 등을 던지는 등 과격한 저항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며 당내 주요 인사들이 구속되거나 망명하는 등 운영이 위축됐다.

당 창립자인 렁궉훙 전 당 주석은 2021년 ‘홍콩 47 사건’으로 국가 전복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 9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당 핵심인사였던 지미 샴도 같은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출소했다. LSD는 2023년 은행 계좌가 폐쇄되며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고 올해 6월에는 시위 선전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홍콩에서는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야권 정당과 비판적 언론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2021년엔 신민주동맹이 해산했고 2023년에는 제2야당인 공민당이 해체했으며 지난 2월에는 한때 제1야당이었던 홍콩 민주당도 해산 절차에 착수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