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경남 산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일제에 의해 태형 90대 형을 받은 독립운동가 등 경남 출신 미서훈 독립유공자들의 서훈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도는 도내 미서훈 독립운동가 26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신청서를 국가보훈부에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도는 독립을 위해 헌신했지만 입증자료 부족 등으로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를 위해 지난 2023년부터 직접 발굴·조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서훈 신청한 26명은 모두 경남에서 일어났던 3.1운동에 앞장섰던 독립운동가들이다. 산청 신등·단성만세 8, 함안 함안읍만세 6·군북만세 1, 창원 구마산장터만세 1·진동고현만세 2, 의령 의령읍만세 3명, 김해 진영만세 2, 합천 묘산만세 1, 사천 사천공립보통학교만세 1, 고성 구만회화만세 1명이다.
산청 출신 김선림·김상문·권재정·최덕인·권태석·신치장·박성천·정개이 선생은 이 해 3월 19~21일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시장과 단성면 성내리 시장에서 일어난 신등·단성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이들은 보안법 위반으로 태형(笞刑) 90도(度) 또는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중 김선림·김상문·권재정·최덕인 선생은 독립운동사와 산청군지 등 여러 사료에서 공로가 확인됐지만 안타깝게 객관적 행형기록을 찾지 못해 포상이 어려웠다. 다행히 지난 2월 산청군 신등면사무소 문서고에서 발견한 범죄인명부(1918~1920)에서 이들의 형 집행기록이 최초 확인되면서 서훈 신청이 가능해졌다.
신등면 범죄인명부에서 최초 발굴된 미서훈 독립운동가도 있었다. 권태석·신치장 선생은 그동안 어떤 사료에서도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신등·단성 만세운동에 참여해 형 집행을 받은 사실이 이번에 확인했다.
고성 출신 구영서 선생도 같은해 3월 20일 고성군 구만면 국천시장에서 회화면 배둔시장으로 시위행진을 이어간 구만·회화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보안법 위반으로 태형 60도를 받는 고초를 치렀다.
경남도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올해 첫 서훈 신청을 진행하고, 하반기 미서훈 독립운동가 및 자료 발굴에 더 박차를 가해 연말까지 총 1~2차례 추가 서훈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맹숙 경남도 복지정책과장은 “서훈 신청 26명 독립운동가는 경남 전역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3.1만세운동 주역들로 민족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을 몸소 보여주신 위대한 분들”이라며 “서훈 신청자 모두 포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