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전당대회 출마 생각 안 해…백의종군 할 것”

입력 2025-06-30 10:43 수정 2025-06-30 13:14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금 우리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보수의 힘을 키울 때”라고 30일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 의지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 임기는 권영세 전 위원장 잔여 임기인 이날까지다.

김 위원장은 “지금 제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혁 가치와 비전을 함께 폭넓게 고민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활동해 온 당직자와 당원분들의 힘을 모아 국민이 간절히 바라시는 보수 재건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보수 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정권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이 국민 앞에 지난 불법 계엄사태에 대해 계속 사과 드리는 것은 앞으로 보수가 다시는 그와 같은 길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6·3 대선 패배 후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절체절명 위기 속에서 개혁을 향한 전당원 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 다른 당 지도부와 함께 동반 사퇴하지 않은 데 대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선거 패배 후 혁신을 내거는 모습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보수 재건의 길을 재차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가치를 실현하는 국민보수 재건의 길을 가겠다”며 “지난 정권의 불법적 계엄 선포가 발생되기까지 대통령과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헌법가치를 실현하는 국민보수 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주권 실천의 길을 가겠다”며 “공천으로 충성을 강요하는 줄세우기 정치, 권력자에 기생하는 측근정치, 진영 대립을 이용한 선동정치, 부정선거론 등 각종 음모론, 추종자의 가치 판단을 마비시키는 우상화 등 한국 정치의 낡은 폐습과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독재 요인을 혁파하고 진정한 국민주권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따뜻하고 혁신적인 보수의 길을 가겠다”면서 “기득권과 특권을 혁파하고,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해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의 건강한 활력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도덕성 확립’ ‘조화로운 헌법정신 추구’ ‘세대통합 역사의식 확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권력자와 특권 그룹에 종속되지 않는 국민의 보수, 국가공동체를 되살리고 선진 대한민국을 이룩할 대안수권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저는 대한민국 정통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을 사랑한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국민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후임 비대위원장 지명 등 안건을 논의한 뒤 1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새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