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셔 / 하루 또 하루가 늘 새로워 / 그 선한 힘이 우릴 감싸시니 / 믿음으로 일어날 일 기대하네.”
29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제일교회(이제일 목사) 비전홀에서 열린 ‘비전선교사 파송 예배’ 현장은 CCM ‘선한 능력으로’가 울려 퍼지며 감동을 더 했다. 가사 내용은 특별 찬양을 부른 비전선교사들의 결연한 의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특히 맨 앞줄에 선 이들은 ‘가정’ ‘이웃’ ‘사회’ ‘일터’ ‘학교’ ‘열방’ ‘교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자신들이 파송 받을 7가지 영역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인천제일교회는 41명의 비전선교사를 파송하며 지역사회와 세상 속에서 선교적 삶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설교를 맡은 주안대학원대 교수 정승현(사진) 목사는 사도행전 2장 16~21절을 본문으로 “모든 사역에 앞서 기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베드로가 공포와 위협 가운데서도 담대히 복음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도에 전념했기 때문”이라며 “비전선교사들도 저녁 시간을 잘 관리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기도에 전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회 시스템 넘어 ‘삶’으로 선교
인천제일교회는 지난해 ‘새로운 10년(New Season)’ 비전 아래 ‘1만명 성도, 3000명의 비전선교사, 300명의 파송선교사’를 목표로 설정했다. 작년 34명의 1기 파송에 이어 이번에 2기 41명을 추가 파송했다.
비전선교사는 자신이 속한 삶의 자리에서 부르심에 합당한 행함과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으로 파송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의미한다. 가정 이웃 일터 등 7가지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일 담임목사는 “교회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시스템과 제도화를 넘어 성도들이 선교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이 이 땅에 선교사로 오신 것처럼 교회 안에서 ‘아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자기 성찰의 여정
비전선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6주간의 ‘나와 우리의 선교를 찾아서(나우선)’ 훈련을 수료해야 한다. 이 과정은 로잔 케이프타운 서약을 기반으로 복음의 풍성함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선교 속에서 자신의 소명과 은사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별히 일반 선교사 파송 과정처럼 유언장을 작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목사는 “유언장 작성을 통해 성도들이 자신을 깊이 있게 돌아보고 자기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사를 주님 나라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실제적 결단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천적 사역으로는 ‘한셈치고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1기 비전선교사들은 커피나 옷값을 아껴 모은 재정으로 쌀을 구입해 지역 복지관과 협력하여 취약계층을 돕는 사역을 펼쳤다.
삶의 현장이 곧 사역지
비전선교사들은 각자의 일상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 김효선(47)씨는 “유언장과 간증문을 작성하며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며 “일터에서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과 긍정적 언어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간호사 강정민(41)씨는 “세상과 신앙 사이의 갈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도록 중보하며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나눴다.
교회는 앞으로 비전선교사들의 권역별 모임을 통해 간증을 나누고 지속적인 교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비전선교사 사역은 충북 청주와 서울의 교회 및 지역 대학에서도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선교적 교회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목사는 “이번 파송을 계기로 한국교회 안에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움직임을 일으키고 하나님의 선교에 온 교회가 동참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