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이 재취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은 남성은 임금, 여성은 근무시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경우 가정 내 돌봄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요구가 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40·50대 중장년 구직자 500명을 대상을 실시한 재취업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중장년이 재취업을 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남성은 ‘정리해고·권고사직’(22.5%), 여성은 ‘육아·돌봄·가사’(43.2%)가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 1년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여성 응답자의 38.7%는 그 이유로 ‘육아·돌봄·가사’를 꼽았다. 한경협은 “돌봄 역할이 여성 경제활동 중단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성별로 재취업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근무조건도 달랐다. 남성 중장년 구직자는 임금 수준(33.7%)이 1위를 차지했다. 여성은 근무시간(49.7%)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경협은 “여성의 경우 가족 돌봄·가사 역할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장년이 재취업 시 희망하는 세전 연봉 최소한도는 평균 4149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직장에서 받던 연봉의 75% 수준이다. 재취업 지원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중장년 친화 유연근무제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22.2%로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여성의 24.5%가 이 항목을 선택했는데, 남성(19.8%)보다 높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제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4050세대가 고용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고용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여성을 위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