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부산영문이 개영 90주년을 맞아 감사와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성도들은 지난 90년 역사를 이끄신 ‘에벤에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기도와 사랑, 봉사의 선한 청지기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헌신을 다짐했다.
구세군 부산영문(박근일 담임사관)은 29일 ‘구세군 부산영문 개영 90주년 감사예배 및 원로정교 임명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박근일 담임사관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구세군 사령관을 비롯한 구세군 주요 인사들과 성도 200여명이 참석했다.
강종권 경남지방장관 참령은 환영사를 통해 “1935년 부산 초량에서 시작된 부산영문은 한국 구세군 역사에서 독특한 자긍심을 남겨왔다. 개영 90주년을 맞은 오늘 영광스러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힘차게 응답하는 공동체가 되자”고 말했다.
말씀 순서에서 축하 인사를 전한 차순삼 군국 여성 사역 총재 부장은 90년의 세월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강조했다. 차 총재는 사무엘상 7장 12절 말씀을 인용해 “‘에벤에셀’ 하나님이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라고 선포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블레셋 군대로부터 이스라엘을 지키셨듯 지난 90년간 모든 역경 속에서 부산영문을 인도하셨다. 앞으로도 모든 싸움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항상 승리하는 부산영문이 되기를 축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45년간 구세군에 헌신한 장인찬(65) 선교정교를 원로정교로 임명하는 뜻깊은 순서도 진행했다. 1976년 구세군 병사로 입대한 장 원로정교는 하사관과 군기부교 자산정교 선교정교를 거치며 묵묵히 섬김의 길을 걸어왔다. 김병윤 사령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장 원로정교는 “지난 모든 세월은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함께 웃고 울며 기도해 준 동역자들과 성도들이 큰 힘이 됐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병윤 사령관은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벧전 4:7~11)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부산영문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김 사령관은 “부산영문은 지난 90년간 복음을 전하고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해 왔다”며 “하나님은 어려운 순간마다 영문을 축복하고 인도하셨으며 이제 새로운 부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어 선한 청지기의 3가지 역할을 강조했다. “깨어 있는 기도로 무장한 ‘기도의 영성이 살아있는 영문’,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뜨겁게 사랑하는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영문’, 각자 받은 은사대로 원망 없이 봉사하는 ‘섬김의 은사가 꽃피는 영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온전히 사용해 부산영문을 성장시키고 100년을 넘어 계속해서 부흥하는 역사를 써 내려가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부산영문 90년의 여정은 그야말로 복음과 사랑의 역사였다. 1935년 복음의 씨앗을 뿌린 구세군 부산영문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격동기 속에서도 지역 구호와 사회 섬김의 사명을 다해왔다. 특히 1953년 부산역 대화재 당시 5500명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등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으며 해외선교와 무료급식 등으로 복음의 영역을 넓히며 선교적 공동체로 굳건히 성장하고 있다.
행사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난 박근일(43) 담임사관은 “구세군 부산영문의 90년은 오롯이 은혜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통합 예배를 꿈꾸며 사람을 세우는 교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는 구세군 정신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선교적 공동체로서 섬김과 봉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ㅂㅂㅂ 프로젝트’ 즉 복음 배움 비전을 목회 철학의 중심에 두고 평신도들이 주도하며 목회자는 지도하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