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멈춘 이란은 숙청 정국…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눈 돌려

입력 2025-06-29 15:57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핵 과학자 등의 장례식에서 이란 주민들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국기를 태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패배한 이란이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낸 뒤 가자지구로 눈을 돌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 이후 이란인들의 삶이 표적 단속과 처형, 간첩 몰이 등으로 점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수도 테헤란 전역에 검문소를 설치해 이스라엘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에 협력한 혐의로 7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야당 인사나 반체제 인사 등에 대한 표적 단속을 벌이고, 주민들에게 이웃을 상호 감시하라는 지시도 내리고 있다. 무장한 경찰은 거리의 차량과 사람들을 멈춰 세우고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무작위로 수색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처형됐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반정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이란 국민의 상황은 전쟁 전보다 더 위험해졌다”며 “정권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탄압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IDF)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캡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 가자지구 사브라 지역에 대한 표적 공습을 통해 하마스 고위직 중 한 명인 하캄 무함마드 이사 알 이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IDF는 알이사가 하마스 훈련을 이끌었으며 2023년 10월 7일 테러를 기획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IDF는 알이사가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는 고위직 중 한 명”이라며 “10월 7일 학살에 연루된 모든 테러리스트를 찾아내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