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맞은 ‘로드나인’… “‘비정상의 정상화’, 여전히 현재 진행형”

입력 2025-06-30 09:00
왼쪽부터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 김효재 엔엑스쓰리게임즈 PD. 게임사 제공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슬로건을 걸었지만 지난 1년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아직 완전히 정상화가 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재 엔엑스쓰리게임즈 PD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분당퍼스트타워에서 진행한 ‘로드나인’ 1주년 인터뷰에서 그간 서비스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김 PD는 “개인적으로 수익모델(BM)보다는 이용자분들을 오래도록 즐겁게 모실 수 있는 방향에 집중해왔고 이러한 부분은 개발자로서 만족감을 느낀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는 김 PD와 함께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이사가 동석해 출시 후 1년 간의 성과와 앞으로 콘텐츠 로드맵을 공유했다.

로드나인은 엔엑스쓰리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PC·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지난해 7월 12일 정식 출시한 이후 스마일게이트 최초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양대마켓 1위를 달성하고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스마일게이트의 간판작 ‘로스트아크’에 이어 차세대 대표 MMORPG로 주목받고 있다.

김 PD는 “지난해는 영광스러운 순간이 많았다”며 “특히 게임대상 수상은 개발자로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유저들과 로드나인 팀에 큰 감사의 마음을 느꼈고 앞으로도 진심으로 게임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했다”고 회상했다.

로드나인은 출시 당시 MMORPG 장르의 과도한 과금 모델을 문제 삼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김 PD는 “출시 초기에 서비스 장애 등으로 부족한 서비스 모습을 자주 보여드렸다”며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팀도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더욱 탄탄한 구조로 장기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이사 역시 “우리가 내세운 슬로건만큼 자신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는지를 돌아보면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용자분들의 생각과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 퀄리티나 안정성 면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매출보다는 ‘스마일게이트가 MMORPG를 서비스할 수 있을 만큼 검증된 게임’이라는 기준을 목표로 삼았다. 아직도 많은 유저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효재 엔엑스쓰리게임즈 PD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분당퍼스트타워에서 진행된 ‘로드나인’ 1주년 인터뷰에서 2025년 추가될 콘텐츠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로드나인 개발진은 ‘2025년판 약속’이라면서 ▲게임 플레이 환경의 지속적인 정비 ▲콘텐츠 퀄리티 타협하지 않기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김 PD는 “게임 내 오류 현상에 대해 빠르게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단순히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로드님(이용자)이 어떤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를 매 순간 고민하며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월간 개발자 노트를 통해 개발 진행 상황과 개선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3종의 신규 모빌리티 추가 ▲거점 점령전 ▲신규 아레나 ‘깃발 뺏기’ ▲25인 레이드 ▲시련의 탑 시즌 2 등 성장과 전투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가 예고돼 있다.

MMORPG의 본질인 ‘같이 플레이하는 재미’를 살리기 위한 ▲월드 이전 시스템 ▲호문 레이싱 콘텐츠도 추가된다. 2026년 상반기에는 1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경쟁 PvP(플레이어 간 대결)와 대규모 협동 PvE(플레이어와 환경 간 대결) 콘텐츠 ‘마을 침공전’도 도입된다.

왼쪽부터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 김효재 엔엑스쓰리게임즈 PD.

김 PD는 특히 호문 레이싱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원래 ‘호문’은 비소모형 콘텐츠이나, 론칭 직전에 거래 가능으로 재료를 풀면서 콘텐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됐다”며 “역할수행게임(RPG)의 핵심 재미는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호문은 과금과 연결되지 않는 인기 콘텐츠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재생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MMORPG 경쟁작 출시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개발자로서는 다른 게임들도 잘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형 MMORPG는 종종 부정적인 시선을 받지만 그 안에도 재미와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드나인은 전투 성장 시스템, 선택의 자유 등에서 명확한 차별화 지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한 이사는 “MMORPG를 장기적으로 서비스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는 일조차 쉽지 않지만, 유저들이 ‘이 게임은 꾸준히 재미있다’, ‘앞으로도 계속 플레이할 수 있겠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