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특별 게스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들이자 역대 최다 (출연한) 게스트, 바로 아미 여러분입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이 지난 2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솔로 팬콘서트 ‘달려라 석진: 에피소드 투어 인 고양’의 서막을 열며 팬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진이 무대에 등장하며 트레이드마크인 손키스를 선보이자 객석은 환호로 가득 찼다. 무대 배경도 입술 모양 구조물로 꾸며졌다. 그는 “손키스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공연에서 하려고 꾹 참았다”며 “‘달려라 석진’을 마무리하며 아쉬운 마음이 컸을 아미 여러분을 위해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달려라 석진’은 지난달 종영한 BTS 유튜브 채널의 자체 예능 콘텐츠다. 진은 36회에 걸쳐 펜싱, 액션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이번 팬콘서트 투어는 그 도전의 종착점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진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코너별 소재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콘서트에선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통해라 아미’에선 진이 맞힌 문제 수에 따라 다음 무대 의상이 바뀌며 팬들의 참여 열기를 자극했다. 대형 LED 화면에 제시어가 뜨면 팬들이 이를 몸짓으로 표현하고 진이 맞히는 텔레파시 게임이었다. ‘불러라 아미’ 코너에서는 팬들이 무반주로 가사를 부르고 진이 곡명을 맞혔다.
진은 다양한 의상과 피아노 연주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태권도복을 입고 ‘슈퍼참치’를 열창했고, 무대 위에서 의상을 갈아입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피아노 앞에 앉은 진은 ‘그리움에’를 연주하며 진지한 감성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한 달 정도 됐다. 미숙할 수 있지만 귀엽게 봐달라”면서도 연주 직후 “너무 긴장돼서 손과 다리가 덜덜 떨렸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무대 연출은 공연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첫 솔로 앨범 ‘해피’의 타이틀곡 ‘러닝 와일드’ 무대에는 불꽃놀이가 더해졌다. ‘아일 비 데어’에서는 워터캐논이 쏘아 올려지며 시원하고 역동적인 여름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디 애스트로넛’ 무대에선 노래가 끝날 즈음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이 터졌고, 보랏빛 응원봉이 객석을 환히 물들이며 감동적인 피날레를 완성했다.
미니 2집 에코 수록곡 ‘루저’ 무대에서는 피처링을 맡은 최예나가 깜짝 손님으로 등장해 진과 듀엣 무대를 꾸몄다. BTS 멤버 제이홉과 RM은 공연장 뒤편에서 맏형 진의 모습을 지켜봤다.
마지막 무대 ‘나씽 위드아웃 유어 러브’가 끝나자 객석에선 팬들이 진의 본명인 ‘김석진’을 연호했다. 화면에는 팬들이 마련한 손팻말이 하나씩 비춰졌다.
앙코르 무대를 위해 다시 등장한 진은 “공연은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이번 공연은 4개월 전 내 변덕으로 갑작스럽게 준비됐다”면서 “아미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서 공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팬콘서트 투어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치바와 오사카, 미국 애너하임·댈러스·탬파·뉴어크,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총 9개 도시에서 18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