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독병원(병원장 이승욱)은 26일 ‘2025 서서평·허철선의 날’ 기념예배를 드리고 두 선교사의 삶과 헌신이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예배는 1934년과 2017년 같은 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두 선교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기념예배 1부는 박재표 목사(광주기독병원 원목)의 인도로 진행됐다. 정일선 장로(The1904공동대표)가 기도하고, 광주기독병원 하임보이스중창단의 특송 후 박 목사가 설교했다. 박 목사는 사도행전 20장 35절을 본문으로 ‘7전(錢) 2홉(合)의 삶’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이어 권점용 목사(백운교회)의 축도로 1부 예배를 마쳤다.
2부 순서는 김태갑 선교사의 사회로 찬양예배 형식으로 이어졌다. 이선영 목사(축제교회)의 인도로 시작된 예배에서 이승욱 병원장이 격려사를 전하며 “두 선교사의 복음적 헌신이 오늘 우리 광주의 영적 뿌리이자 방향”이라고 전했다.
기독간호대학교 리조이스중창단은 워십찬양으로 함께했으며 정수진 광주기독병원 수간호사의 서서평 시낭송과 강성열 호신대 명예교수의 허철선 시낭독이 이어졌다. 조한상 호남신학대학교 교수는 허 선교사의 삶과 신앙을 다룬 논문 발표를 통해 그의 복음적 실천을 학문적으로 조명했다.
서서평(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 선교사는 간호선교사로 1912년 조선에 파송돼 일제강점기 광주와 제주, 추자도 등지에서 미혼모와 고아, 한센인, 노숙인 등을 섬기며 복음을 실천했다. 1934년 6월 26일, 광주 금정교회(현 광주제일교회) 주일학교 여전도회 지도 사역을 마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196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받았다.
허철선 선교사는 1969년부터 1984년까지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며 지역 선교와 복음사역에 헌신했다. 특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을 돌보며 그 참상을 기록하고, 엑스레이 필름과 탄환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하는 등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는 2017년 6월 26일 미국에서 별세했고 유언에 따라 2018년 광주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 안장됐다.
박재표 목사는 “그들은 자신들의 시대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헌신했고 우리는 그 복음의 삶을 오늘 한국교회와 광주에서 다시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갑 선교사도 “그들의 삶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과의 다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혁 객원기자 jonggyo@kmib.co.kr